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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호의 알쓸산잡] 같은 목적지, 비행기 왕복 시간이 차이나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3 06:00

수정 2022.04.23 08:25

'편서풍 내 제트기류' 때문
LA-인천행이 인천-LA보다 더 걸려
인천국제공항에 대기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뉴스 1
인천국제공항에 대기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뉴스 1
[파이낸셜뉴스] #. 서울에 사는 A씨는 인천~로스앤젤레스(LA) 왕복 항공권을 끊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갈 때 11시간이던 비행시간이 올 때 13시간으로 2시간 길었던 것입니다. 같은 곳을 다녀오기 때문에 당연히 똑같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던 A씨는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해외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궁금증을 가져봤을 것입니다. 도대체 ‘같은 곳’을 다녀오는데 왜 걸리는 시간이 다를까요. 알쓸산잡 세번째 주제는 ‘같은 목적지를 다녀오는데 비행기 시간이 차이나는 이유는’입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인천에서 LA로 가는 대한항공 항공기의 비행시간은 직항 기준 11시간10분, 반대로 LA에서 인천까지는 13시간20분 걸렸습니다. LA~인천행이 인천~LA행보다 약 2시간 더 소요된 거죠. 이처럼 올 때와 갈 때 시간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람’, 그중에서도 ‘편서풍 내 제트기류’ 때문입니다.

중위도 상공에는 1년 내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붑니다. 이를 ‘편서풍’이라고 부릅니다. 이 중 대기권 내에서 좁고 강하게 부는 바람을 ‘제트기류’라고 하는데 주로 항공기가 길로 이용하는 지상 약 10km에서 붑니다. 참고로 민간 항공기 기준 국제선은 1만700m~1만2200m 정도에서, 국내선의 경우 7620m~8840m의 고도에서 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제트기류는 비행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비행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할 때는 바람이 비행기를 밀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갈 때는 비행을 방해하게 되는 거죠. 인천공항 기준 동쪽에 위치한 LA에 갈 때 비행시간이 그 반대보다 더 짧게 걸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러면 LA에서 한국에 갈 때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려면 거리가 너무 늘어나게 됩니다. 기존대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올 때 북태평양만 지나면 될 것을 북대서양, 유럽, 중국 등을 지나야 하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나라가 늘어나고 거리가 길어지면 나라별 받아야 하는 영공 허가 수와 항공기에 들어가는 연료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맞바람을 조금 감수하고서라도 거리가 가까운 쪽으로 오는 것이죠. 다만 완전 같은 코스로 오는 건 아닙니다. 항공사별로 그날그날 바람 상태에 맞는 항로를 짭니다. 갈 때는 제트기류를 이용할 수 있는 태평양 항로를, 올 때는 제트기류가 없는 북극 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한 예입니다.

이밖에 공항 사정에 따라 전체 비행시간에 차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공항별 지상조업 시간이 길게 걸리거나 공항에 항공기들이 많이 몰리면 이착륙 시간을 좀 더 여유 있게 잡는다고 합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인천공항의 경우에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정도 사이에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들이 몰려 있다”며 “이때는 이착륙 시간을 좀 여유 있게 두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제선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고 국토부도 연말까지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코로나19 이전(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시킬 계획이라고 공언한만큼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습니다.
향후 여행 계획을 짤 때 비행기 왕복 시간이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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