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을 포함한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곡물값 급등이 식자재 가격 압박 요인이 되면서 외식물가에도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23일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밀의 선물 가격은 평년(2017~2021년) 대비 137.7% 상승했다. 톤당 407달러로 역대 최고치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흑해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로 수입되는 밀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밀 수입량은 42만9376톤, 수입금액은 1억7244만8000달러다. 톤 당 가격은 402달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월(369달러)과 비교했을 때 8.9% 올랐다.
3월 밀 선물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가격은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옥수수와 콩(대두)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식자재값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옥수수·콩 선물 가격은 각각 294, 615 달러로 평년 대비 각각 102.1%, 72% 올랐다. 2008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다.
주요 곡물값 급등은 식자재 가격 및 외식물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3월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은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 기준 1년전보다 8.8% 올라 8000원을 넘어섰다. 자장면 가격은 5846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외식 물가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요 곡물가격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인데 전쟁 종료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주요 밀 생산·수출국 중 하나다. 세계 밀 교역량 점유율은 러시아가 20%, 우크라이나가 9% 정도다. 전쟁 장기화로 올해 흑해 지역의 밀 수출량은 700만t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수요는 여전한데 공급이 줄면 밀가격은 더 급등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영향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공식품 소비자물가가 3.4%에서 6.8%까지 외식 소비자물가는 5.3~10.6%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관리를 위한 대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국내 곡물 자급률을 개선하고 곡물 비축량 확대해 위기 시 해외곡물을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대응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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