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였던 중구 남포동의 상권이 다른 번화가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남포동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7.0%에 달한다. 점포 100개 중 27개가 비어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발생 직전 분기 공실률 11.4%와 비교해보면 2배 이상이다.
남포동 공실률은 부산 번화가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주요 번화가 공실률을 보면 Δ광안리 일대 17.5% Δ부산대 15.8% Δ해운대 13.5% Δ연산로터리 11.3% Δ경성대부경대 7.8%였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번화가 상권이 위축되긴 했지만, 남포동처럼 공실률이 급격히 증가한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남포동 상인들은 코로나19 이후 주 손님층이었던 국내외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빈 점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비프광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모씨(70대)는 "이 일대는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으로 먹고 살았는데, 외국인이 사라지면서 매출이 막토막 났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도 관광업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화장품 가게 직원도 "코로나19 전에는 중국인 등 외국 관광객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금은 국내 관광객도 별로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남포동 광복로 관광안내소를 찾은 국내외 여행객은 2년 사이 5배 이상 감소했다. 중구 문화관광과에 따르면 Δ2019년 3만2175명 Δ2020년 9374명 Δ2021년 6598명이다.
이중 해외 관광객은 Δ2019년 9550명 Δ2020년 590명 Δ2021년 24명으로 급감했다. 관광안내소 직원 김모씨(60대)는 "몇 해 전만 해도 하루 10명 정도의 외국인들이 길을 물어 보곤 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한 명 정도"라고 말했다.
남포동지하상가 역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285개의 점포 중 현재 35개가 비어 있는데, 이번 달에만 4개의 점포에서 폐업을 신청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임대료 감면 혜택도 사라져 앞으로 공실률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문경채 남포지하상가상인회장은 "그동안 부산시 산하 부산시설공단에서 상인들의 사정을 감안해 월세의 반만 받았다. 6월부터는 감면 혜택이 사라지는데,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남포동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2020년 기점으로 전·월세 문의 전화가 딱 끊겼다. 2년 동안 상가 거래 건수는 1건도 없다"며 "장사가 안되니 다들 권리금도 포기한 채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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