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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병사 월급 200만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4 18:57

수정 2022.04.24 18:57

휴가나온 군 장병들의 모습. 사진=뉴스1
휴가나온 군 장병들의 모습. 사진=뉴스1
1990년대 초 군에서 제대할 때 받았던 병장 월급이 1만원이 채 안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돈으로 구내매점(PX)에서 영양보충용으로 소시지를 사 먹었고, 부모님 생신이나 결혼기념일엔 조촐한 선물을 구입해서 보내곤 했다. 향토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니는 처지에 집에 손 벌리지 않는 걸 뿌듯하게 여겼다.

1970년 900원으로 시작한 병장 월급이 올해 68만원까지 올랐으니 50년 만에 750배 넘게 인상된 셈이다. 모병제를 시행하는 영국과 프랑스 사병의 월급이 200만원 남짓이고 우리나라 같은 징병제 국가의 사병 월급은 대개 월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스라엘·태국·이집트의 사병 월급은 5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국정과제로 공식 채택하면서 예산 확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년에 추가로 소요되는 예산만 약 5조9000억원이고, 부사관 등 중간간부의 월급까지 인상하면 최소 2조원가량이 추가로 소요된다. 올해 국방비 54조원의 10% 넘게 인건비로 들어간다.

국가에 봉사하는 젊은이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한다는 취지엔 십분 공감하지만 전력증강 예산에 미칠 악영향이 걱정이다. 또 당장 월급을 올려준다고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사병들은 피복과 군장, 식사, 잠자리, 근무환경, 전역 후 대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외국 직업군인은 의식주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지만 우리는 군이 몽땅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대선후보 시절 이 공약에 대해 "불가능한 쌍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군대에 가지도 않고, 총 한번 쏴보지도 않은 사람이니까 몰라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윤석열·이재명 두 후보를 신랄하게 공격했다. 소신에 변함이 없다면 눈을 감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모병제 도입 본격 논의의 햇불을 들 시간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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