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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중단… 국제 식용유가격 급등에 ‘밥상물가 경고등’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4 21:12

수정 2022.04.24 21:12

우크라 사태에 식용유값 40% 올라
인니 자국 민심 악화에 극단 조치
美 거래소 콩기름 가격 4.5% 상승
제과·라면 등 식품 가격 인상 우려
'식용유 파동'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 중단을 결정하면서 '밥상물가 경고등'에 불이 켜졌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단 결정에 국제 식용유 가격이 요동치면서 식료품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정부가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 세계 팜유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이번 결정이 국제적인 식료품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이번 결정 이후 미국 시카고 거래소의 콩기름 거래 가격이 4.5% 상승해 파운드당 83.21센트(약 1035원)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결정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제 해바라기씨유 공급 1, 2위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면서 식물성 기름의 국제가격이 치솟을 대로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역시 이에 따른 영향을 받아 현지 식용유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급등했다.


자연스레 식용유를 이용한 요리를 즐기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민심은 악화됐고, 정부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하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극단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결정에 국내외 식품업체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과와 라면, 치킨과 베이커리 등 식용유 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업체가 없다.

특히 원료비 상승 부담 등으로 인해 최근 들어 줄줄이 가격 인상을 진행했던 국내 식품·외식업체들이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료비 가격이 오를 게 뻔하지만 가격 인상으로 인한 고객들의 반감이 채 식지 않은 상황에서 재차 가격을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식품·외식업계는 "우선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리 구입해 놓은 물량을 활용해 향후 수개월은 완제품 공급을 맞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식용유 대란이 코로나19 '엔데믹' 등으로 인해 관련 수요가 폭증한 것과도 연관이 있어 시간이 지나 안정세로 돌아서면 금방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힘을 보탰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제조비 부담으로 이어지거나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사용량이 많고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업체별로 상황이 다르긴 하겠지만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통해 안정적인 제조 방안을 강구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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