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일 만에 음식물 섭취 제한 풀린 극장가
단체손님에 매점 한때 분주…손님들 '반색'
"반가운 일상회복, 온전한 극장 느낌 기대"
다중이용시설 내 음식물 섭취 전면 금지가 해제된 25일 정오께 광주 서구 한 대형 영화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영화를 보러 온 단체 손님들이 매점 키오스크로 향하면서 한산했던 극장이 분주해졌다.
영화관 곳곳을 돌아다니며 '극장 내 취식 가능'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붙이던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부랴부랴 매점 칸으로 들어왔다.
영화관 매점에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26일 이후 396일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다중이용시설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취지로 무알코올 음료를 제외한 모든 음식물의 취식을 금지하면서 영화관의 필수코스인 매점은 한동안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늘부터 (영화를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며?". 음식물 주문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 줄을 선 손님들은 담소를 나누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주문을 마친 손님들은 영수증에 인쇄된 번호표를 한 손에 꼭 쥔 채 직원의 손에 들린 팝콘을 퍼담는 삽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팝콘과 음료를 양 손에 가득 들고 극장으로 향하는 손님들의 눈가에는 해맑은 미소가 번졌다. 거리두기 탓에 극장을 찾기가 불편했다던 최모(33)씨는 "극장 안에서 음식물을 먹을 수 있다고 해 일부러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아왔다"며 "코로나19 이후 매점을 단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다가 이제서야 이용해본다. 묘하면서도 반갑다"고 웃어보였다.
딸과 함께 극장을 찾은 양모(64)씨도 "팝콘을 먹으며 조용하게 영화를 보는 게 소소한 즐거움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유일했던 취미가 사라져 안타까웠다"며 "이제서야 일상으로 돌아온 듯 하다. 자주 영화관에 들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북구 대학가 영화관에서도 손님들은 반색했다. 특히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이용률이 높은 젊은 층 사이에서는 극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있게 됐다며 반가워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영화관 관계자는 "시행 첫날부터 매출 증가폭이 확연히 눈에 띌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블록버스터 영화들 다수가 개봉을 앞둔 만큼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중대본은 이날 자정부터 영화관과 실내 스포츠경기장 등 22종의 다중이용시설에서 음식물 섭취를 허용했다. 다만 상영, 경기 회차마다 환기를 하고 방역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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