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강행? 원안 처리? 4월 불발?… '검수완박' 정국 급랭

검수완박, 사흘만에 백지화 위기
국힘, 尹 제동에 재논의로 선회
"선거·공직자 범죄 제외에 우려"
민주 "합의 파기 즉시 법안 통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할지 주목

국민의힘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합의 사흘만에 재논의로 입장을 급선회해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국민의힘이 여야가 합의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여야간 강대강 대치 전선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입장 선회로 중재안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지 사흘 만에 사실상 백지화 됐고, 검찰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반대까지 이어지며 다소 전선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합의안 파기"라며 강력 반발, 당초 입장이었던 4월 국회내 원안 처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정국 긴장도가 최고조에 달할 조짐이다.

■국힘 "재검토"… 민주 "즉시 처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재안에 대해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전날에 이어 재검토 의지를 밝혔다. 검찰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이 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히며 제동을 건 것이다.

여야 협상문에 직접 서명했던 권성동 원내대표도 "공직자 범죄와 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빠진 부분에 대해 국민들의 우려와 지적이 있었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민주당 강행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었지만 일부 내용을 두고는 태도를 바꿨다. 결국 국민의힘은 최고위에서 중재안이 미흡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민주당에 재논의를 요구했다.

즉각 민주당은 "합의 파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며 4월 국회 처리를 시사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 간 정치적 합의를 파기하면 새 정부가 필요로 하는 일이 국회에서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며 "야당의 협조를 하나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검찰의 압박'으로 합의를 뒤집었다며 검찰 정상화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민주, 4월국회 처리 재추진

검수완박법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원점으로 돌아가 평행성을 달리면서 이날 국회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중재안 입법을 위해 이날 저녁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를 소집하며 다시 강행 수순에 들어갔다. 법사위 1소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후 법사위원장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형사소송법하고 검찰청법하고 기존에 발의됐던 안건이 10건인데, 의장 중재안이 있기 때문에 10건에 대해 다 심사하기보다는 조정안을 중심으로 심사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박 의장과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입장이) 파기가 맞다면 28일 또는 29일로 예정된 (본회의는)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4월내 처리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도 소위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소위가 열리기 전 여야 원내대표간 물밑 소통에서 방향 전환이 있을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 모두 박 의장을 찾아가 장외 여론전을 폈다.

특히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여야 합의를 깼으니 중재안이 아닌 민주당 원안을 그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용민·정청래·박주민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국회의장실 앞에서 '박 의장은 즉각 원안 상정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mail]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