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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드 경량화 기술만으로… 설립 1년차 기업가치 2000억" [블록人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5 18:13

수정 2022.04.25 18:13

기하급수적 불어난 데이터 관리
대기업도 주목할 만큼 인정 받아
블록체인 메인넷 '오버네트워크'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선보일 것
"노드 경량화 기술만으로… 설립 1년차 기업가치 2000억" [블록人터뷰]
"현재 진행 중인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2000억원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블록체인 사업에 나서는 기업들이 어떤 메인넷을 사용할지 고민이 많은데, 슈퍼블록의 메인넷 '오버네트워크'의 활용성이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회사 설립 1년도 채 안된 블록체인 스타트업 슈퍼블록이 대형 투자사들로부터 2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개발비가 많이 들고, 성과를 내기 어려운 메인넷이 사업 분야라는 점에서 슈퍼블록이 어떤 성과를 낳을지 이목을 모으고 있다.

■연내 메인넷 '오버네트워크' 공개

슈퍼블록의 김재윤 대표(사진)는 25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중,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메인넷 '오버네트워크'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슈퍼블록에 투자한 회사들은 '오버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혀 투자사들의 블록체인 사업 일정·방향과 오버네트워크의 일정을 맞춰갈 계획을 시사했다.


슈퍼블록은 김 대표가 지난해 6월 서울대 대학원생 신분으로 발표한 논문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메인넷 '오버네트워크' 개발을 목표로 세워진 회사다. 네이버계열 벤처캐피탈(VC) 스프링캠프와 네이버제트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았고, 최근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진행중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는 굵직한 대기업들이 참여할 것이라는게 VC업계의 소문이다.

슈퍼블록의 핵심 기술은 노드 경량화 기술 '이타노스'다. 김 대표가 논문에서 제시한 '이타노스' 기술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노드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 크기를 550메가 바이트(MB)까지 줄일 수 있다. 다운로드 시간도 10분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면 일반 사용자도 블록체인의 노드로 참여할 수 있는 크기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휴면계정과 오래된 트랜잭션 데이터를 제외하는 것이 이타노스 기술의 뼈대다. 논문이지만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도 검증했다. 실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존재하는 블록 30만개를 대상으로 자신의 논문을 검증했을 정도다. 2019년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방한했을때는 그의 앞에서 '이타노스' 기술을 설명해 "좋은 아이디어"라는 평가까지 받아냈다.

노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유지·관리에 참여하는 컴퓨터를 말하는데, 블록체인의 보안과 안정성을 위해서는 다수의 노드가 참여해야 이른바 '51% 공격' 등 사이버위협을 줄일 수 있다. '51% 공격'은 블록체인 노드 51%를 해킹해 블록체인을 위·변조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메인넷 론칭 이후 사용자가 늘어나고 거래기록이 쌓일수록 노드들이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더리움의 경우 노드로 참여하려면 9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9TB는 영화 2250개를 담을 수 있는 크기다. 데이터를 다운받는데만 족히 1주일은 걸린다. 간소화 데이터라고 해도 600기가바이트(GB) 이상이 필요하다.

■일반인도 블록체인 노드 가능

김 대표는 "일반 유저가 이 정도 사양의 컴퓨터를 갖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있다고 하더라도 블록체인 노드로 쓰지는 않는다"며 "이 때문에 기존 블록체인들은 일반 사용자들이 노드운영자로 참여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일반 사용자 대신 소수의 전문 노드업체들에 의존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노드업체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만만치 않다. 전문 노드업체 중 하나라도 컴퓨터에 사고가 발생하거나 해킹에 노출될 경우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가 훼손되는 것이다. 지난해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의 노드업체 1곳이 다운돼 많은 BSC 사용자들이 폭락장에 대응하지 못하고 손해를 본 사례나, 이더리움 전문노드업체 인퓨라에서 제때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오작동을 일으킨 일도 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노드 전문업체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보니 노드가 셧다운되거나 문제가 생겨 일반 사용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이타노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테라 연결하는 크로스체인도 개발 중"

슈퍼블록은 오버네트워크 론칭과 함께 이더리움과 테라 메인넷을 연결하는 크로스체인도 개발중이다. 김 대표는 "노드 경량화는 슈퍼블록 메인넷 '오버네트워크'의 좋은 특징이지만 사용자들이 그 같은 특징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슈퍼블록이 시장 진입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 위한 전략으로 다른 메인넷에 들어가 있는 자산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크로스체인 개발이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블록의 메인넷이 웹3.0 시대를 열어가는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 대표는 "미래는 점점 오프라인에서의 일들은 다 자동화가 될 것이고 온라인에서 일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내가 한 일에 대한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하는 일을 슈퍼블록의 '오버네트워크' 위에서 하게 된다면 그때 '슈퍼블록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버네트워크의 론칭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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