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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시도 SK바사 격려
'퍼스트 무버' 거듭날 기회
'퍼스트 무버' 거듭날 기회
SK그룹 계열사인 SK바사는 국산 백신 개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원래 SK바사는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바이오 제약사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대신 생산하는 L하우스를 안동에 두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의 소용돌이 속에서 백신주권이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020년 12월 영국이 화이자에 긴급 사용승인을 내준 뒤 백신이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존슨앤존슨) 등도 속속 자체 개발한 백신을 내놨다. 백신은 철저히 자국 위주로 분배됐다. 한국은 바이오 신약 후진국의 비애를 맛봤다. 이제 SK바사는 임상3상을 거쳐 안전성 데이터 등을 확보하는 대로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윤 당선인과 동행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코로나19를 극복해도 새로운 팬데믹이 침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새로운 팬데믹에 가장 빨리 대응해서 우리나라가 앞서나가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이날 인수위는 새 정부 미래 먹거리 전략을 발표했다.
사실 코로나 백신 개발은 이미 늦었다. 화이자 등 메이저 제약사들은 저만치 앞서 있다. 그럼에도 SK바사의 시도는 의미가 크다. 백신과 같은 신약 개발은 한국 경제체질을 바꿀 기회다. 여태껏 한국은 남들이 한 걸 충실히 따라 했다. 하지만 이런 추격자 전략으론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낄 수 없다. 이젠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백신 개발과 같은 원천기술 확보가 필수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8월 K글로벌 백신허브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다.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시장 세계 5위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핵심은 독자적인 백신 개발이다. 국산 백신이 없으면 국제 제약시장에서 늘 '을'의 신세를 면키 어렵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취임사에서 "이제는 경제정책의 틀을 과감히 바꾸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은 그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윤 당선인은 "박정희 등 과거 대통령들은 헬멧을 쓰고 중화학공업 대형공장, 건설현장을 다녔지만 우리는 성장의 핵심이 들어 있는 연구소를 많이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신주권은 정권과 상관없는 국가적 과제다. 현 정부가 뿌린 씨를 차기 윤석열 정부가 잘 키워서 거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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