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권성동 의총 비공개 발언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꺼낸 權
"검사에게 모욕 당했다"
윤석열계 유상범에 동의 구하기도
반발하던 김웅 등엔 '기득권 세력 지키기'
참석 의원들 "檢출신 의견에 결론 뒤집혀"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꺼낸 權
"검사에게 모욕 당했다"
윤석열계 유상범에 동의 구하기도
반발하던 김웅 등엔 '기득권 세력 지키기'
참석 의원들 "檢출신 의견에 결론 뒤집혀"
당시 모 검사에게 중진 의원인 자신이 모욕을 당했음을 재차 강조하면서, '검수완박 중재안'을 통해 공직자 범죄·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제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의원들에 거듭 촉구했다는 것이다.
'정치인끼리 야합'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재안 합의에 권 원내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을 투영시켰다는 의혹이 거세지는 대목이다.
25일 당시 의원총회에 참석한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보고하며 "나도 검사 생활을 해봤지만 내가 수사를 받아보니 심하더라. 별건수사부터 하니 문제다. 한 곳에 권력이 쏠려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으로 기소돼 수사 및 재판을 받았고 6년 만인 올해 2월 무죄가 확정된 바 있다.
한 의원은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가 의총 스타트부터 그 얘기(강원랜드 관련 수사)를 꺼냈다"며 "그러니 의원들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가뜩이나 선거법 때문에 시달려 본 의원들이니 받아들이자는 여론이 생겼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계로 분류되면서 특수부 검사 출신인 유상범 의원에게 "안 그래요?"라고 동의를 구했고, 유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검사 출신들이 그렇게 말하니 다른 일반 의원들은 어떻게 생각을 했을까"라면서 "일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고 공론이 벌어지긴 했는데 원내대표가 합의했다고 하니 그렇게 결정이 났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총 전까지는 '더불어민주당의 헌법 정신 파괴', '민형배 의원의 꼼수 탈당' 등 민주당의 잘못을 따지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의총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여지면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의원들은 이에 대한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의총에선 권 원내대표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검사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지적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김웅 의원은 결사 반대했다. 김 의원 본인도 '고발사주 사건'으로 수사를 당했는데도 반대하더라"라며 "반대 의견들이 나오자 권 원내대표는 '잘못하면 검찰 기득권을 지켜주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제 민주당이 검수완박법을 강행해도 우리가 반대할 명분이 없어진 것 아니냐"라며 "합의하고 번복했으니 '똑같은 놈들'로 비쳐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일련의 상황으로 민주당과 검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권 원내대표를 향한 성토가 이어지면서 원내지도부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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