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가치가 2년여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 달러 상승폭, 7년여만에 최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가 25일(이하 현지시간) 0.8% 오른 101.86까지 상승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는 이달 들어 가치 상승폭이 2015년 1월 이후 7년여만에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달러지수 상승폭은 12%에 육박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만의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면서 연준이 이같은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을 재촉할 것이란 전망이 달러 가치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
■ 연준 금리인상에 외국인 미 국채 매수 증가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말까지 기준금리를 2.7%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초 전망치 0.8%에 비해 급격히 올라갔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비롯해 앞으로 3차례는 금리인상 폭이 0.25%p가 아닌 0.5%p가 될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에 비해 연준이 긴축 고삐를 강하게 바싹 죄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 국채 매수에 나서고, 그 결과 달러 값이 오르고 있다.
달러가치는 이 과정에서 이중 연결고리를 타고 강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미 국채를 사기 위해 먼저 자국 통화로 표시된 자산을 내다 팔아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한편 이들이 미 국채를 사면서 달러 수요가 더 높아진다.
■ '달러 스마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강화가 부른 국제 공급망 차질 심화 역시 달러 상승의 또 다른 배경이다.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했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급증했다.
이른바 '달러 스마일'이라는 현상이다.
템퍼스 부사장 존 도일은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수요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면서 "달러 스마일이 모든 방면에서, 모든 목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페이의 수석시장전략가 칼 섀모타도 "투자자들이 달러를 쌓아두고 있다"면서 "국채 수익률 상승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달러, 대체수단이 없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달러 접근 차단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달러 무용론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가 없다는 점에서 달러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TD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전략가는 여전히 시장은 달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가장 극적인 정책변화에 나서면서 지금의 시장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 전략가는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긴축을 주도할 중앙은행은 미 연준이라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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