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정의당 "한 후보자, 자료 제출 부실"
국회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정상적인 회의 진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과 정의당 모두 한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제출을 이유로 청문회를 '보이콧'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청문회에서도 특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만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청문회 개의와 한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비판한 뒤 퇴장했다.
정의당도 민주당과 같은 이유로 한 후보자의 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날 청문회는 오전 10시 개회한 지 39분 만에 정회했고, 오후에 국민의힘 의원들만 참석한 채 속개해 산회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간사는 "후보자께서 부친과 모친이 돌아가신 지 40여년이 지났는데 두 분의 부동산 거래내역 일체를 내놓으라 요구하고 있고,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1970년부터 받은 공금내역 일체를 달라 요구하고 있다. 50년 전 급여 내역을 어떻게 집에서 다 보관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1989년 당시 한 후보자의 부동산 거래 계약서, 김앤장 재직 시절 근무 내용 등과 관련된 자료 제출 부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저희 위원들이 부동산 계약서를 달랬더니 찾을 수가 없다고 해서 한국부동산원에 매매 현황을 요청했더니 답변이 어떻게 왔는지 아는가"라며 "'개인정보 미동의'로 줄 수 없다더라"고 말했다.
강 의원이 제출받은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료제출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 동의서'를 보면, 한 후보자는 △부동산 보유현황(토지, 건축물) △부동산 거래내역 △부동산 공시지가·가격 및 변동내역 △부동산 청약, 분양권 거래 등 8개 요구내역 중 자동차 등록내역과 부동산 청약, 분양권 거래, 입주권 취득 내역을 제외한 6개 항목에 동의했다.
반면 한 후보자의 배우자는 '부동산 거래내역' 제공에만 동의했을 뿐 나머지 7개 요구내역은 모두 비동의했다.
강 의원은 "국민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우리가 무슨 발목잡기를 하나. 이렇게 하나도 안 주면서 청문회를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민주당 대표로 참석해 한 후보자의 미비한 자료제출을 지적한 뒤 퇴장할 예정이다.
정의당 측 인청특위 위원인 배진교 원내대표도 이날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의 자료제출 미비를 비판할 계획이다.
한 후보자 인청특위 13명은 민주당 7명에 정의당 1명, 국민의힘 5명으로 이뤄져 있어, 민주당과 정의당의 협조 없이는 청문회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후에는 민주당 청문위원 8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장외 공방전을 이어갔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자료 요청이 기존 대비 2~3배에 달한다고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며 "한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무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자료 요청에 성실히 응했다고 엄호하면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26일까지인 인사청문회 기한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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