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가매립장 특혜 논란..감사원, 울산시 공무원 3명 징계

감사원 감사 결과 통보, 경징계 이상 및 주의 요구
국가산단 측에도 관련 직원 2명 징계 요구
공공시설용지에 부대시설인 자가매립장 승인은 부적절
울산시 "특혜는 아닌 것으로 결론, 법률상 해석이 논란"
재검토 후 승인 쳘회여부 판단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특혜시비가 불거진 온산국가산단 내 고려아연 자가매립장 설치 승인에 대해 감사원이 울산시의 잘못이라고 판단을 내리고 관련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다만 울산시는 이번 감사가 특혜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아닌 매립장 설치 적합성에 대한 판단이라며, 승인 철회 여부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통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기사 : 2021년 5월 26일자 정책사회면)
울산시는 고려아연 온산국가산단 자가매립장 관련 특혜 시비와 관련해 감사를 벌인 감사원이 최근 통보문을 보내와 업무와 관련된 울산시 공무원 3명에게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담당 국장에게는 주의를 줄 것을 요구했다며 이에 따라 조만간 이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감사원은 통보문에서 공공시설용지인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는 공공의 필요성을 충족하지 않으면 부대시설인 자가매립장을 산단 내에 설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0년 9월 말 온산국가산단 내에 있는 포스코플랜텍 부지 10만㎡를 전용매립장 용으로 매입, 울산시로부터 개발계획 변경을 승인 받았다. 고려아연은 10년 동안 발생하는 폐기물을 매립하는 등 약 30년간 자가매립장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곳 온산국가산단 내 매립장을 개발하려다 울산시로부터 거부당한 타 업체와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주변 지역 마을 주민들이 곧바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비가 일었다.

타 업체들은 고려아연 공장에서 2km나 떨어진 곳이 어떻게 자가매립장이 될 수 있냐고 항의했고, 주민들은 고려아연이 공공시설용지를 매립장으로 도시계획 변경을 신청한 후 울산시로부터 승인 받기까지 2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특혜를 강하게 주장했다.

울산시 울주군 삼평·강양리 마을 주민 60여명이 지난 2021년 5월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의 자가매립장 조성 사업을 취소해 줄 것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사원도 이에 수긍, 1년이 넘는 감사를 통해 기존에 산업 용지였던 곳을 폐기물 매립장으로 바꾸는 용도변경은 잘못된 업무처리라고 최종 판단했다. 국토계획법상 공공시설 용지에 설치하는 시설은 기본시설뿐인데, 부대시설인 자가매립장은 공공필요성 등을 충족하지 않아 기반시설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당시 입주계약 업무를 처리한 한국산업단지공단 직원 2명에 대해서도 징계 처분할 것을 공단 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이 같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특혜 시비에 대한 판단은 아니라고 밝히고, 승인 철회를 수용할지 말지 대해서는 검토를 거쳐 조만간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감사가 고려아연에 대한 특혜 시비로 시작됐지만 감사 결과를 보면 특혜에 대한 지적사항은 없고, 자가매립장이 토지이용 계획상 국가산단에 들어올 수 있느냐 없느냐라는 법률상의 해석이 관건이었다”며 “감사원은 들어올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 감사원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점을 충분히 재검토한 뒤 승인을 철회할지 아니면 현 상태대로 유지할지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mail]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