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사진)이 민선7기 마지막 해를 맞아 서울시 기자단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장은 지난 25일 서울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이 10년 전과 비교해 변한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불명예스럽게 시장을 그만두고 쌓인 울분이 표출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먼저 소통 문제에 대해 김 의장은 "오 시장과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화를 해야 무엇이 불만이고 문제인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통 부재를 체감한 사건으로는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사건을 꼽았다. 당시 오 시장에게 '원만히 해결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결국 오 시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세월호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이 분명히 있었다. 그분(세월호 유가족)들은 대화가 필요했다"며 "그분들이 원하는 것은 꼭 그 모양의, 그 장소의, 그 형태의 기억공간은 아니었다. 시의회와 협의해 표지석이 될 수도 있고, 전시 시설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소통을 제대로 안 해서 일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예산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의장은 "시장 본인의 공약사업만 챙겼다"며 "시민사회단체 예산은 많이 삭감되고, 전임 시장 사업들도 다 잘못된 것처럼 과대 포장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오 시장 공약으로는 '안심소득'을 꼽았다. 올해 500가구를 선정하는 서울시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3만4000가구가 몰려 6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50% 이하인 가구에 중위소득 85%와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안심소득 사업을 '로또'라고 표현한 김 의장은 "선정되지 않은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달랠 것인지가 문제"라면서 "혈세로 복지정책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로또가 당첨되느냐, 마느냐'로 귀결되는 정책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서울은 뭔가 시험하고 테스트하는 그런 곳이 돼서는 안 된다. 본인(오 시장) 임기도 짧은 1년인데, 장기계획을 가지고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국민 혈세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이) 무리하고 과한 공약을 관철시키려고 한 것이 차후 어떤 부작용으로 올지, 시민들에게 어떤 불편함과 피해로 올지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동대문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 김 의장은 "동대문구 출신으로 3선 시의원을 지내고 서울시의회를 대표하는 시의장까지 지낸 제가 적임자가 아닌가 한다. 취임 첫 날부터 능숙하게 일을 하는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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