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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신구권력 갈등 점입가경.. '단독처리' 나선 민주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7 07:56

수정 2022.04.27 08:05

文 검수완박 중재안 지지하자 尹당선인측 반격
장제원 "검수완박은 부패완판…거부권 행사 믿어"
민주당, 법사위서 법안 처리.. 본회의 '단독처리' 수순
국힘 "필버로 저지"..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의총 맞불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수완박’ 입법 반대 손 피켓을 들고 서 있다. (공동취재) 뉴스1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수완박’ 입법 반대 손 피켓을 들고 서 있다. (공동취재) 뉴스1

27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광온 위원장이 '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기립으로 찬성 여부를 묻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27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광온 위원장이 '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기립으로 찬성 여부를 묻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둘러싼 신구 권력의 대립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수완박 중재안을 두고 '잘된 합의'라고 평가한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 측은 '부패완판'이라며 맞받아치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여야 간 합의가 무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법안 '단독 처리'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에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文 "검수완박 중재안 잘돼" vs 尹측 "부패완판"
장제원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검수완박과 관련해 "형사사법체계를 흔들어 놓는 것을 이렇게 졸속으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에 해야 하는지, 이것이 과연 국민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제가 평언할 문제가 아니'라며 정면충돌을 피하면서도,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반대 의사는 숨기지 않았다.

아울러 "검찰을 무력화시키고, 검찰 수사권을 빼앗는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잘 판단하고 거부권을 행사하리라 믿는다"며 압박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그림은 피하려는 분위기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당선인이 나선다면 '윤석열 정부는 검찰 공화국'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비서실장은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라는 생각이 전혀 변한 게 없다"면서도 "대통령 당선인이 거부권이 있나.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 윤 당선인은 이런 것보다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계속해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수완박 갈등의 최전선에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이 전날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 "(검수완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현장을 책임질 법무장관 후보자가 몸 사리고 침묵하는 건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라고 반격한 것이다.

한 후보자는 "범죄 대응 시스템이 붕괴해 국민이 큰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한 개헌 수준의 입법이 국민 상대 공청회 한번 없이 통과되는 것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서 강대강 대치.. 민주 '단독처리' 수순 vs 국힘 "강행 처리시 필버"
국회에서는 검수완박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부딪혔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법사위 소속 김영배 의원은 소위 후 기자들과 만나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마련한 중재안과 정의당 제안을 반영해 법안을 마련한 후 의결 절차를 밟았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27일 본회의 통과까지 시도한다는 시나리오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긴급공지를 통해 "내일 열릴 본회의에 대비해 비상대기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27일 본회의 처리를 염두에 두고 비상대기령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합의 정신을 완전히 위반했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항의했다.

법사위 간사 유상범 의원은 소위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민주당이 소위에서 단독) 의결한 건 합의정신을 완전히 위반한 것"이라며 "검찰 보완수사권까지 완전히 박탈했다"고 개탄했다. 유 의원은 "민주당이 일방 독주해서 통과한 법안이 상정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앞서 의총을 통해 민주당의 절충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필리버스터까지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4대 범죄(경제·부패·공직자·선거)에 대한 검찰 직접 수사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합의가 어렵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이 3대 범죄(경제·부패·선거)에 수사권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3+3' 절충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강경한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할 경우 본회의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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