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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트위터 인수 후폭풍...시총 1250억달러 사라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7 03:48

수정 2022.04.27 06:09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의 기가팩토리 공장 가동식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의 기가팩토리 공장 가동식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12% 넘게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후유증이다. 이날 사라진 시가총액만 1250억달러(약 156조8000억원)가 넘는다.

테슬라는 이날 폭락세로 시총이 9080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독일 베를린 공장,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등 테슬라 공장 2곳이 거의 동시에 가동에 들어갔고, 사이버트럭·로보택시 등 테슬라가 개발하기로 한 제품 목록들이 즐비한 와중에 머스크가 트위터 놀이에 빠져 테슬라 경영을 등한시할 것이란 우려가 계속해서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른바 '키맨 리스크(keyman risck)'이다.

아울러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겹쳐 주가가 폭락했다.

테슬라 지분 대거 매각하나
머스크는 전날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130억달러는 월스트리트 대형은행들에서 빌리고, 125억달러는 자신의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조달하기로 했다. 문제는 나머지 210억달러 현금이다.

머스크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테슬라 지분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때문에 테슬라 주식을 내다파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테슬라는 이날 마감을 2시간 앞둔 시점까지 3000만주 이상 거래됐다. 금액으로는 280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의 이날 주식 거래규모보다 3배 많은 규모다.

테슬라 폭락은 지수 급락을 부추기기도 했다. 테슬라는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트위터 주가도 급락
머스크가 인수하기로 한 트위터 주가도 이날 급락했다. 주가가 머스크가 제시한 인수가 54.20달러에도 아직 못미쳤음에도 불구하고 4% 가까이 급락했다.

인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있었다면 인수가 근처로 주가가 올랐겠지만 트위터는 전날보다 2.02달러(3.91%) 급락한 49.68달러로 떨어졌다.

인수가인 주당 54.20달러보다 약 8% 낮은 가격이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제대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사상최대 바이아웃에 먹구름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차입을 낀 바이아웃 가운데 사상최대 규모가 된다.

그러나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의심할 만큼 상황은 녹록치 않다.

머스크가 제대로 돈을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규제당국이 인수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유럽은 경고하고 나선 상태다.

유럽연합(EU)은 25일 '제한 없는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는 머스크에게 경고했다. 머스크가 해로운 컨텐츠는 순화해야 한다는 EU 규정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못박았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인수 이유로 언론의 자유를 꼽아왔다. 그 누구라도 자유롭게 발언해야 하고, 이를 소셜미디어 업체가 검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민주주의 기능의 초석'이라고 강조해왔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인종차별 발언, 혐오발언 등이 걸러지지 않고 트위터에서 활개를 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9% 넘게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됐다는 지난 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이후 테슬라 주가는 키맨 리스크 등의 여파로 22% 폭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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