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ㆍ세종=뉴스1) 이광형 기자 =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은 충북 옥천 출생으로 사업 성공한 뒤 금의환향 해 정치인으로 변신한 인물이다.
자력으로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입지전적 인물이다.
충북 남부3군의 정치 거물 이용희 전 의원이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려는 '정치세습'의 고리를 끓은 주인공이기도하다.
특유의 친화력과 재력을 바탕으로 여당과 야당일 때 모두 실세 정치인들과 친분을 쌓으며 승승장구했다.
이를 통해 정치적 고난도 극복했다. 19대 총선 이후 3선에 이르기까지 가족과 측근들이 선거법위반으로 감옥을 가는 등 숱한 수모와 고통을 겪으면서도 직(職)을 지켜왔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21대 국회에서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의 공사수주를 한 혐의 등으로 고발되고 국회윤리위에 제소되자 탈당했다.
대선 전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개혁 이름 아래 위안부 할머니 성금 횡령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 등과 함께 제명 위기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났다.
이후 복당해 당협위원장 직위까지 회복했다. 이런 풍파와 곡절이 없었다면 박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로 출마해 정치인생에서 또한번 큰 도전 기회를 잡았을 거란 얘기도 들린다.
그런데 그는 최근 정치인이기보다 사업가 스타일의 행보로 지역주민들의 눈밖에 나고 있다.
정치는 소통과 협치가 필수인데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행태가 그렇다.
6·1지방선거 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후보 공천과 관련해 공식기구인 충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충돌해 분란이 일고 있다.
출향 정치인을 충북지사 후보로 추대하는 것을 주도해 경선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당공관위를 통해 지역구인 동남4군 중 보은·괴산 군수 후보 경선 결정을 자신의 의지대로 뒤엎어 도공관위의의 권위와 신뢰 추락에도 책임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정우택 도당위원장이자 공관위원장을 철저히 패싱해 국민의힘 충북을 청주권과 비청주권으로 갈라놓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은 과시됐겠으나 충북도당은 혼란에 빠졌다.
파행 공천은 단체장 후보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지역구 지방의원 후보 공천을 이미 내락한 듯 도당공관위 결정도 나기 전 기호를 적시한 현수막을 내걸어 이 또한 공관위의 처지를 우습게 했다.
각 당협위원장이 도당공관위에 추천한 대리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면 될 일을 건설공사 하도급 업체 다루듯 직접 진두지휘했다. 이처럼 후보 공천 작업이 뒤죽박죽 엉키다보니 공천탈락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충북 괴산군수 후보 경선과 관련해선 특정후보 부인이 작심한 듯 박 의원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실랑이는 벌이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
도당 공관위와 운영위원회, 청년위원회도 공개적으로 공천심사와 관련한 부당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중앙당 공관위는 괴산군수 선거에서 3차례 낙선 해 컷오프된 한 예비후보를 단수 공천했으며, 보은군수 후보 공천심사도 여론조사에서 1차 컷오프 된 특정후보를 다시 경선에 포함시키는 등 도당공관위 결정을 뒤집었다.
문제는 이처럼 원칙적이지 않고 공정하지도 못한 공천 결과에 따른 반발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축제인 선거가 혼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대선승리로 당 지지도가 올라가고 이에따른 분위기가 지방선거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 때문에 공천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을 탓할 순 없다.
그러나 선거는 끝나봐야 아는 것이다. 대부분 선거결과 주요정당 후보의 격차가 1~5%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공천결과에 불복한 유력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변수'로 작용하면서 상대당 후보가 당선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공천파행은 결국 지방정치인들의 줄서기를 강요하는 부작용을 낳게한다. 무엇보다 풀뿌리민주주의 근간인 지방정치가 갈수록 진화해야하는 데 이에 배치된다. '줄서기'를 하지않고 용기있게 지방정치에 입문하려는 정치 신인의 진입을 차단하며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한다.
어느 정당이든 공천과정에서의 잡음이 있어 왔지만 이번 국민의힘 충북도당 공천심사과정의 '소동'은 지나치게 비정상이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12년간 충북지사를 비롯해 11개 단체장자리 중 8곳을 민주당에 내주었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 힘에 절호의 기회다. 이런 엄중한 시점에 공천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하지 않으면서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후안무치다.
더구나 선거를 주도해야할 현역의원 4명이 정치적 헤게모니 다툼으로 각심소외를 벗어나 '견원지간'이 됐으니 먹구름이다. 박 의원에게 당부한다. 정치는 사업과 다르다. 소통과 협치가 전제돼야 성공할 수 있다. 혹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정치권의 좌장 역할을 하기 위한 몸짓이라면 선거 승리라는 결과 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공정하고 상식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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