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셰프 40명 모여 메뉴 고민… 가짓수보다 ‘퀄리티’에 공들여" [Weekend 호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9 04:00

수정 2022.04.29 04:00

‘그랜드 키친’ 리뉴얼 이끈 그랜드 하얏트 제주 김영민 총괄셰프
그릴·씨푸드 등 7개 스테이션 구성
종류별 음식 풍성하게 쌓아두는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뷔페 선보여
개불·해삼 등 추가한 씨푸드 스테이션
고객들 먹어본 후 반응 좋아
김영민 그랜드 하얏트 제주 총괄셰프. 롯데관광개발 제공
김영민 그랜드 하얏트 제주 총괄셰프. 롯데관광개발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김주영 기자】 개불, 해삼, 게우밥, 깍두기 볶음밥. 특급호텔 뷔페 메뉴다. 이런 메뉴가 뷔페에 있다는 게 의아했지만 이를 기획한 셰프의 대답은 간단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니까요."

그랜드 하얏트 제주 '그랜드 키친'의 첫 인상은 화려하고 웅장하다. 뷔페 업장에 들어서니 국내 최대 규모(294석)다운 스케일이 펼쳐진다. 메뉴는 그릴, 씨푸드, 아시안, 디저트, 콜드, 바, 키즈 등 7개 스테이션으로 풍성하게 구성돼 있다.
단순히 가짓 수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손이 가는 음식이 많아 한 섹션만 둘러 봐도 뷔페 접시가 금세 가득 찰 정도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그랜드 키친'은 이달 15일 라스베가스 스타일의 프리미엄 뷔페로 리뉴얼 오픈했다. 28일 만난 김영민 그랜드 하얏트 제주 총괄셰프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라스베가스 스타일 뷔페를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리뉴얼을 주도한 그는 18년차 베테랑 셰프다. 윈팰리스호텔을 비롯해 마카오에서만 12년 동안 일했고, 3년 전 한국에 들어와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오픈을 함께 했다.

김 셰프가 라스베가스 콘셉트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아시아의 라스베가스'라고 불리는 마카오에서 쌓은 경험이 배경이 됐다. 그는 "수많은 종류의 음식을 풍성하게 쌓아두는 화려한 라스베가스 느낌을 그랜드 키친에도 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셰프가 리뉴얼 과정에서 가장 집중한 것은 음식의 '퀄리티'다. 그는 "일반 뷔페들처럼 가짓수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용이 들더라도 좋은 식재료를 사용, 고객에게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뉴얼을 통해 상대적으로 인기 없는 메뉴는 과감하게 빼고,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좋아할 법한 메뉴를 대거 배치했다.

그랜드 키친의 '씨푸드 스테이션'에서 셰프가 초밥을 만들고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그랜드 키친의 '씨푸드 스테이션'에서 셰프가 초밥을 만들고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고객에게 가장 자신 있게 제안하는 메뉴는 초밥(스시)과 회(사시미)다. '씨푸드 스테이션'에서는 고등어, 광어, 참돔, 방어 등 회 4~5종과 초밥 9종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초밥 종류도 다른 업장에 비해 다양하지만 초밥을 담는 그릇에도 신경을 썼다. 특색 있고 아기자기한 그릇에 초밥을 받아 드니 고급 일식당에서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다.

이 밖에 개불, 해삼, 뿔소라, 킹크랩 등 해산물이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개불과 해삼을 특급호텔의 뷔페 메뉴로 만나니 신기하고 반갑다. 그는 "개불은 비싸고 손질하기도 번거로운 식재료라 호텔 뷔페에서는 잘 쓰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라 메뉴에 넣었다"면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그랜드 키친 '그릴 스테이션'에서 선보이는 '알라미닛(A La Minute) 서비스'. 스테이크와 랍스터, 양갈비, 전복 등을 고객이 원하는 굽기 대로 구워준다. 사진=김주영 기자
그랜드 키친 '그릴 스테이션'에서 선보이는 '알라미닛(A La Minute) 서비스'. 스테이크와 랍스터, 양갈비, 전복 등을 고객이 원하는 굽기 대로 구워준다. 사진=김주영 기자

'그릴 스테이션'에도 많은 고객이 몰린다. 그랜드 키친의 야심작 '알라미닛(A La Minute)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스테이크와 랍스터, 양갈비, 전복을 원하는 굽기로 구워줄 것을 주문하면 셰프가 즉석에서 요리해 준다.

요리를 주문한 후 진동벨이 울리면 찾으러 가면 된다. 사진=김주영 기자
요리를 주문한 후 진동벨이 울리면 찾으러 가면 된다. 사진=김주영 기자

재밌는 점은 주문을 넣으면 진동벨을 건네주는 것이다. 김 셰프는 "알라미닛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과 진동벨이 울리면 가지러 오는 것 두 가지를 모두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 고객이 기다려야 하는데 '진동벨 픽업' 방식은 그 시간에 고객들이 다른 음식을 고르거나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이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키즈 스테이션'의 초콜릿 분수와 아기자기한 먹거리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김주영 기자
'키즈 스테이션'의 초콜릿 분수와 아기자기한 먹거리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김주영 기자

그랜드 키친은 이번 리뉴얼에서 '키즈 스테이션'에 힘을 줬다. 김 셰프는 "기존에는 키즈 섹션을 주말이나 특정일에만 진행했으나 이제는 평일과 휴일을 구분하지 않고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랜드 키친의 주요 타깃 고객이 여행객인데 휴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많이 찾더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호텔을 접하는 연령대가 낮아진 것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 곳에서는 미니 버거, 치즈스틱, 초콜릿 분수, 젤리 등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그랜드 키친의 '디저트 스테이션'. 알록달록한 색감의 화려한 디저트들이 마련돼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그랜드 키친의 '디저트 스테이션'. 알록달록한 색감의 화려한 디저트들이 마련돼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디저트 스테이션'은 20여종의 수제 디저트를 준비했다. 특히 아이스크림의 경우 프랑스 출신 아이스크림 전문 셰프가 매일 아침 7종의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 이 밖에 제주의 특색을 살린 몸국과 성게 미역국, 게우밥, 갈치 구이 등도 맛볼 수 있다.


김 셰프는 이번 리뉴얼을 위해 40명의 소속 셰프들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식재료가 비싸고 조리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더라도 음식의 퀄리티와 고객이 좋아하는 메뉴를 고집하느라 더 어려웠단다.
김 셰프는 "그랜드 키친이 제주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기억되면 좋겠다"면서 "제주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