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예고하자 충북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일부 해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1년 6개월(566일) 만이다.
단, 5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행사·공연·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코로나19 유증상자나 고위험군은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1m 이상 거리 유지가 어렵거나 비말 생성이 많으면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2년 가까이 마스크라는 '족쇄'에 묶여 불편한 일상을 보낸 일부 시민은 반색을 표하는 모습이다.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조적공으로 일하는 강모씨(66·진천군)는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격한 일을 하다 보면 숨이 턱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올해는 더위도 일찍 찾아와 이중고 속에서 적잖이 고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실외에선 마스크 착용을 안 해도 된다고 하니 이제 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장묘업체에서 일하는 이모씨(60·청주 흥덕구) "산 중턱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실제로 2년 전에는 열사병에 걸려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면서 "이제 마스크를 벗고 일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반겼다.
반면 일일 확진자 수가 여전히 1000명대 이상을 기록하는 시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결정은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나온다.
판촉 행사 업체 직원인 이모씨(36·청주 흥덕구)는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다. 이번 발표 내용만 보더라도 유증상자는 마스크 착용 강제가 아닌 권고 대상에 포함됐다"면서 "업무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서 감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면 모를까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는 데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섯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임모씨(37·여·청주 청원구)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추이로 볼 때 나아진다 싶으면 또 다른 변이가 나와 재유행했다"면서 "언제 어떻게 다시 확산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선뜻 마스크를 벗기 무섭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당분간 마스크를 쓰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의료계 역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일부 의료 전문가는 때 이른 마스크 벗기가 중환자 폭증을 불러올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내 한 종합병원 전문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볼 때 확진자 수는 감소세를 보여도 중환자 수는 여전하다"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는 언젠간 풀긴 해야 하지만, 시기상 너무 갑작스러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를 중심으로 면밀히 검토해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 섣부른 결정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뒷감당은 이전처럼 의료계가 떠맡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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