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1) 윤왕근 기자 = 6·1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원도지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도내 18개 시·군 중에서도 원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원주는 이번 강원도지사 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강원도는 도청 등 주요 기능이 몰려 있는 춘천이 수부도시이지만 원주는 강원도 전체인구 153만명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지난 3월 기준 원주 인구는 35만8600여명이고 춘천은 28만5300여명이다. 영동지역 대표도시인 강릉은 21만2600여명 정도로 표심을 얻어야 하는 도지사 후보들에게 원주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지역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인 이광재 국회의원은 29일 오전 원주 AK플라자 사거리에서 같은 당 구자열 원주시장 후보와 함께 출근길 인사를 했다. 지난 26일 원주시청 기자회견 이후 단 사흘 만에 원주를 다시 찾은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등과 평화경제·균형발전을 위한 평화지역 광역단체장후보 공동선언 등 서울 일정이 있었음에도 시간을 내 원주시민을 만났다.
원주는 이광재 의원의 정치적 터전인 곳이다. 이 의원의 고향은 평창이지만 중학생 때 원주로 올라와 원주중, 원주고를 졸업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첫 국회의원 배지와 18대 총선에서는 고향이 속해 있는 태백·정선·영월·평창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특별 사면 이후 2020년 20대 총선을 통해 정계로 복귀할 때는 원주시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당선될 때도 원주지역 지지세가 컸다.
이번 도지사 출마를 결심하고 공식 출마선언에 앞서 달려간 곳도 원주다. 지난 26일 원주시청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은 원주시민에게 지사 출마를 보고하며 양해를 구했다.
이 의원은 선거사무소는 춘천에 차리지만 원주 자택에서 출퇴근하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원주가 이광재 의원의 텃밭이기에 국민의힘 후보 김진태 전 의원으로서는 어느지역보다 더욱 공략을 해야 하는 곳이다.
춘천 출신인 김 전 의원은 이번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원주에 선거캠프를 차렸다. 30일 공식 개소식을 시작으로 원주 캠프에서 주요 업무를 볼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강원도지사에 출마한 후보들은 춘천에 캠프를 차려 왔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원주를 캠프로 정했다.
이는 이광재 의원의 텃밭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원주는 강원지역에서는 진보세가 강한 곳으로 혁신도시가 생기면서 젊은층이 대거 유입, 더욱 민주당에게 유리한 지역이기도 하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이광재 의원과 민주당의 텃밭 한복판에서 싸워 이기겠다는 각오다.
김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원주는 교통·지리적으로 영동 등 도내 주요 지역을 다니기에 이점이 있어 선거사무소를 차렸다"면서도 "원주는 민주당세가 강하고 이광재 의원의 텃밭으로, 이를 공략해 보겠다는 각오도 있다"고 말했다.
30일 원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국민의힘 강원도당위원장인 유상범 의원을 비롯, 이양수 의원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강원권 국회의원이 참석해 지원사격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한기호 사무총장, 이철규 의원 등 중앙당 실세들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응원한다.
이광재 의원의 사퇴로 원주갑 보궐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박정하 원주갑당협위원장과 18개 시군 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 예비후보자 등 1000여명 참석, 원주에서 확실하게 세를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8일 김 전 의원의 원주 저녁 인사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함께해 확실하게 지원사격 했다.
'강성 이미지'가 단점으로 지적돼 온 김 전 의원은 젊은층 지지가 있는 이 대표와 AK플라자 사거리, 단계동 등 젊은층이 많은 지역을 돌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원주지역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를 공약하는 등 원주를 위한 화끈한 공약 보따리를 내놓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강원도 정치 1번지는 분명 춘천이지만 표가 가장 많이 운집한 곳은 원주"라며 "터전을 뺏기지 않으려는 이 의원과 원주 공략을 선거 전략으로 세운 김 전 의원이 뜨겁게 경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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