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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둔화·중 봉쇄에 세계경제 침체 위험 고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30 04:50

수정 2022.04.30 08:46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의 아파트건물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불에 탄 채 곳곳이 무너져내려 있다. 세계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 충격 등으로 인해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의 아파트건물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불에 탄 채 곳곳이 무너져내려 있다. 세계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 충격 등으로 인해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경제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경제가 기대와 달리 하강 국면에 들어선데다 29일(이하 현지시간)에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둔화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경제는 1·4분기에 전분기 대비 0.4%(전년동기비로는 연율기준 1.4%) 후퇴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여전히 계속되는 공급망 차질 속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팬데믹 이후 강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던 세계 경제가 좌초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 스태그플레이션 문턱
이날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가 공개한 유로존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지난해 4·4분기에 기록한 전분기 대비 성장률 0.3%에 못 미쳤다.

반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유로스타트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지 25년만에 가장 높은 7.5%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따른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이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베렌버그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끌어올렸고, 공급망을 뒤흔들었으며, 소비자들의 자신감에도 상당한 충격을 줬다"고 우려했다. 베렌버그는 이어 "유로존이 그 결과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고 평가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둔화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다. 경기둔화 속에 물가는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프랑스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유로존 양대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 경제 상황은 유로존이 스태그플레이션 문턱에 다가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1·4분기 0.2% 성장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이후 상황이 좋지 않다. 3월로 접어들면서 경제흐름이 악화했다.

독일 정부는 27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낮추고, 러시아 가스공급이 끊기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다고 비관했다.

프랑스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섰다.

성장률은 정체된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사상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가계 지출은 올 1~3월 1.3% 줄었다.

불안한 중국
중국 경제가 팬데믹 확산을 막기 위한 상하이 봉쇄 등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세로 입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위안은 이달 들어 달러에 대해 4.2% 하락해 1994~2005년 유지했던 달러 페그제를 폐지한 이후 월별 낙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2015년 전세계 시장을 뒤흔들었던 중국인민은행(PBOC)의 일회성 위안 평가절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와 무역전쟁이 촉발됐던 2018년 위안 하락 당시보다도 더 큰 낙폭이다.

세계경제, 3각파도 직면
세계 경제는 헤어 나오기 어려운 3각파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망 차질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은 지속되고 있고, 이 와중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를 올리고 있다.

유니크레딧 수석경제고문 에릭 닐슨은 "세계가 정말 안 좋은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은 이제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26일 미 경제가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충격으로 올해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다음달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금리인상에 나서고, 이후에는 강도를 더 높여 0.75%p 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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