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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치솟자 회사채 발행 ‘줄취소’… 환율도 뛰어 외화채 42조 만기 ‘경고등’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1 18:43

수정 2022.05.01 18:43

얼어붙은 기업 자금조달 시장
이달 공모 수요예측 두곳에 그쳐
올 회사채 92조 만기 ‘발등의 불’
자금조달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기준금리 인상, 양적긴축 등 대내외 변수로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을 보류하거나 지연하는 기업이 늘었다.

■뛰는 금리에 기업 빚 부담 가중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공모 회사채 발행 시장 수요예측 명단에는 메리츠화재와 DL 두 곳만 이름을 올렸다. 이달 미국 중앙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것)' 혹은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 단행이 채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건설(A+), 아주산업(A-), 두산에너빌리티(BBB-, 옛 두산중공업), 한화솔루션(AA-) 등은 높은 금리 수준과 불확실성이 커지며 회사채 발행 시기를 지연하거나 발행을 철회하기도 했다.

금리의 고공행진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들의 자금상환과 이자비용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연초 연 1.8%대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월 말 연 3%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회사채 무보증 3년물(신용등급 AA- 기준) 금리도 연초 연 2.460%였으나 4월 말 연 3.6%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연내 만기도래하는 기업 회사채(ABS 포함, 금융채 제외) 규모는 92조2341억원(4월 29일 기준)에 달한다. 2023년 92조3695억원, 2024년 83조8244억원으로 매년 90조원 안팎의 규모 만기액이 도래한다.

단기물(CP, ABCP) 규모까지 더하면 기업들의 차환 부담은 배로 늘어난다. 4월 29일 기준 CP시장(ABCP 포함) 만기 잔존액은 227조2091억원으로, 잔액의 85%(194조241억원) 상당이 1년 이내 만기도래를 맞는다. 특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비우량 기업들이다. 신용도가 비우량한 기업들은 이미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은행 차입은 더 어렵다.

■환율급등에 외화채 부담 가중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해 외화채 발행기업들의 상환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하는 외화채권 규모는 332억달러(약 42조원 2021년 12월 말 기준) 규모로 지난해(293억달러)보다 늘었다. 우리나라 금융사, 기업들의 외화채 조달은 올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발행된 외화채권 규모는 180억9700만달러(약 22조9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20년 339억달러, 2021년 467억달러어치씩 발행한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증가다. 외화채권 중 약 80%가 달러채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70원을 넘어서며 기업들의 외화채 상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4월 28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종가 기준 1270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즉 원화로 환산했을 때 상환해야 하는 외화채 상환액수가 늘어나 기업 재무 부담이 더 커진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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