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춘향'서 새로운 주역 커플
두번째 '춘향' 김우정, 첫 주인공 김수인
"친구라 사랑 연기 걱정…더욱더 몰입"
"'사랑가', 아름다움의 정석…총 집합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춘향' 몽룡 역의 김수인과 춘향 역의 김우정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02. pak7130@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5/02/202205020602320933_l.jpg)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동갑 친구라 장점이 많죠. 저희만의 풋풋한 매력을 보여드릴게요."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절로 나는 동갑내기 소리꾼이 애절한 사랑의 두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2년 만에 돌아온 국립창극단의 '춘향'에서 새로운 커플로 나서는 신예 김우정(27)과 김수인(27)이다.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하는 창극 '춘향' 개막을 앞두고 두 사람을 최근 연습실에서 만났다.
광주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았던 두 친구는 지난해 국립창극단에 나란히 입단했다. 입단 후 첫 주연을 맡게 된 김수인은 "1년4개월 정도 됐는데, 첫 주인공을 '몽룡'으로 데뷔해 뜻깊고 설렌다. 책임감과 사명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립창극단의 신작 '리어'에서 '글로스터'의 아들이자 악역인 '에드먼드' 역을 맡아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김우정은 지난 2020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춘향'이다. 당시 새 얼굴을 찾는 오디션을 거쳐 객원 배우로 발탁됐고, 이번엔 정식 단원으로 무대에 서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 재작년엔 패기 넘치던 춘향이었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은 정서를 담아낼 수 있는 노련미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미소 지었다. 2년 전 파트너는 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였다.
무대에 대한 각오도 남달랐다.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대표 고전인 만큼 더 밀도 있는 무대를 예고했다.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두 사람은 정해진 연습 시간보다 더 일찍 나오고, 더 늦게까지 남아 연습한다. 김수인은 "실수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더 연습했다. 재공연이라서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최대한 이겨내서 잘하고 싶다"고 했고, 김우정도 "춘향이로서 무게감이 크다. 하루하루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국립창극단 '춘향'에 주역으로 출연하는 (왼쪽부터)김수인, 김우정. (사진=국립창극단 제공) 2022.05.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5/02/202205020602398905_l.jpg)
물론 처음엔 걱정도 했다. 오랜 친구 사이인 만큼 과연 사랑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단다. "서로를 쓰다듬고 사랑을 노래해야 하는데, 초반엔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졌어요. 이제는 많이 자연스러워졌죠."(김수인) "편안해서 오히려 더 몰입되고 마음껏 표현해볼 수 있어요."(김우정)
그렇게 차곡차곡 교류한 감정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최근엔 '춘향'의 주요 대목인 '이별가'를 연습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입을 모았다. 이별의 끝자락에 몽룡에게 언제 다시 돌아오냐며 슬퍼하는 춘향과 과거 급제해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는 몽룡의 장면이다. 두 사람은 "듀엣을 하는데, 울컥하면서 (눈물이) 터졌다. 짠했다"고 떠올렸다.
가장 애정하는 장면으로는 '사랑가'를 동시에 꼽으며 절친 케미를 인증했다. 이날 연습에서도 '사랑가'를 부르다가 어느 순간 사랑스러운 감정이 밀려들었다며 서로 통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춘향' 몽룡 역의 김수인과 춘향 역의 김우정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연습실에 단원들과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창극 '춘향'은 5월4일부터 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2.05.02. pak7130@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5/02/202205020602440375_l.jpg)
더블 캐스팅인 이소연, 김준수 커플과는 또다른 매력을 자신했다. 20대 커플로서 두 사람만의 풋풋함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어느 순간, 그런 게 있잖아요. 연기가 아니라 춘향과 몽룡이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어색함과 풋풋함의 분위기가 자연스레 묻어나오죠. 선배님들도 저희 커플을 보며 풋풋하고 귀엽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김우정)
사실 김수인의 입단엔 중앙대 선배인 김준수의 영향도 한몫했다. 대학 입학 후 창극단 공연을 자주 보게 됐고, 김준수의 무대를 보며 꿈을 키웠다. "오랜 골수팬이다. 닮고 싶고, 존경하는 선배"라며 "저는 성공한 덕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뒤를 좇아온 김수인도 김준수처럼 대학 4학년 시절 창극단에 들어왔다. "'춘향' 연습할 때 형이 앞에 앉아있어야 안심이 돼요.(웃음)"
호기심 많은 두 소리꾼은 여전히 꿈을 꾼다. 그들의 세계는 활짝 열려 있다. 소리꾼 어머니를 따라 자연스레 놀이처럼 소리를 익혔던 김수인은 5살부터 본격 공부하며 이 길에 뛰어들었다. 그의 어머니는 광주 무형문화재 남도판소리 보유자인 소리꾼 김선이다. 판소리뿐 아니라 무용, 가야금 등도 배웠고 변성기 때 슬럼프를 겪었지만 꾸준히 걸어온 결과,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인 창극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창극 '춘향' 몽룡 역의 김수인과 춘향 역의 김우정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5.02. pak7130@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5/02/202205020602502284_l.jpg)
아홉살 때부터 판소리를 했던 김우정도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끼가 다분했던 그는 국악뿐만 아니라 가수,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꿈을 꿔왔다. 지난 2018년엔 크로스오버 국악밴드 조선블루스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삶의 목표를 정해서 나아가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기도, 가수도 하고 싶고 지금껏 해온 건 판소리였기에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창극 배우가 돼보자고 도전했죠. 앞으로의 예술 인생을 생각했을 때 견문을 넓히고 싶었어요. 저는 예술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종합적인 예술가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죠."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