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자신보다 한참 연장자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 배우자 김행선 여사에게 "공관을 둘러봐야 하니 나가 달라"고 요구하는 결례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2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 외교부 장관하고 아주 밀접한 분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다"며 지난 4월 중순 김건희 여사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찾았을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우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개 끌고 와서"라고 했다가 후폭풍을 우려 "강아지를 안고 와 70대가 넘은 외교부 장관 사모님에게 ‘이 안을 둘러봐야 되니 잠깐 나가 있어 달라’고 해서 (정 장관 부인이) 정원에 나가 있었고 그사이에 그 안을 둘러봤다"고 했다.
이어 "(정 장관 측이) '상당히 불쾌했다'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우 의원은 "(방문사실을 알리는) 공문이 오간 것도 아니었고 (윤 당선인이) 외교부 장관 공관을 안 쓰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정의용 장관 내외분이 상당히 당황했고 바깥 정원 쪽으로 나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이 미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가 방문한 그날 이후 인수위 분위기가 갑자기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한다' 식으로 바뀌었다"며 "좀 심하지 않은가"라고 각을 세웠다.
우 의원은 "대통령 내외분이 원래 육군 참모총장 공관을 쓴다고 했다가 (비가 샌다는 등의 이유로 외교장관 공관으로 변경했다)"라며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이 비 새는 집에서 잔다는 건지, 하여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우 의원은 "그냥 '외교부 장관 공관이 더 살기에 좋아 보여서 가고 싶어요'라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되지 무슨 비가 새서 간다고 그러는가, 이런 과정이 아주 부자연스럽고 아주 좀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여사 방문 3일 뒤 윤 당선인이 외교부 장관 공관을 방문했을 때 정 장관이 동남아 국가 대사들하고 미팅 중이여서 당선자 영접을 못했다"며 "미리 전화 한 통 해 보면 될 걸 왜 전화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생기는 건 국가 망신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수위는 윤 당선인 외교공관 방문설에 대해 지난달 24일 입장문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윤 당선인은 관저 이전과 관련해 외교부 장관 공관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또 '사전 약속 없이 깜짝 방문'에 대해서도 "실무자가 방문할 때 공관 관리자와 사전협의를 통해 불편 없는 시간을 이용하고 있다"며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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