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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을 주제로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
2001년부터 해마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을 기리고 그들의 문학을 연구해온 본 문학제는 1922년생 문인들 중 김구용, 김차영, 김춘수, 선우휘, 손창섭, 여석기, 유정, 정병욱, 정한숙 등 9인을 대상작가로 선정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12일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문학의 밤 및 각종 부대행사를 개최한다.
심포지엄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실시하며, 오프라인 청중은 세션별 30명 이내로 모객하고 온라인으로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문학의 밤은 무관객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다.
피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난 1922년생 작가들은 아홉 살이 되던 해인 1931년에 만주사변을 겪는다. 스무 살이 되는 1942년에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해 태평양 전쟁이 일어난다.
징집 대상이었던 이들은 23세에 8.15 해방을 맞이했고, 이어 한국전쟁을 겪게 된다. 유소년 시절과 청년 시절에 한국 근대사의 비극을 겪은 이들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50년대와 1960년대의 한국문학을 풍요롭게 했다.
김구용은 1949년 ‘산중야(山中夜)’로 등단하였고, 김차영은 1941년 문예지 ‘신시대(新時代)’에 ‘야영(夜詠)’ 등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김춘수는 1946년 ‘애가’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들림, 도스토예프스키’로 제5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선우휘는 1955년 ‘귀신’을 ‘신세계’에 발표하면서 등단, 단편 ‘불꽃’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손창섭은 1949년 소설 ‘얄궂은 비’를 선보이고 1952년 ‘문예’에 ‘공휴일(公休日)’이 추천되어 본격 등단했다.
여석기는 1970년에 ‘연극 평론’을 발행하며 평론 부재의 연극 풍토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유정은 1939년 문예지 ‘와까꾸사(苦草)’에 시 ‘소년 연모’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정병욱은 윤동주를 세상에 알린 국문학자이자 1952년 에 국어국문학회를 창립하면서 국문학계에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정한숙은 1948년 ‘흉가’를 ‘예술조선’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국전쟁까지 모든 것이 허물어진 폐허를 체험했던 ‘폐허의 청년들’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실존의 의미를 묻는 사조(思潮)가 흘렀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지옥 같은 현실에서 살아있음의 의미를 묻는 ‘존재에의 탐색’은 이들이 거쳐야 할 뜨겁거나 식어버린 아궁이 같았다. 1922년생 문사(文士)들의 고투를 담아 이번 문학제의 주제를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으로 명명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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