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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 낮춰 투자 유도해야"… ‘친시장’ 강조한 추경호 [尹정부 경제사령탑 청사진은]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2 18:36

수정 2022.05.02 18:36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
종부세 당장은 폐지하기 어려워
법인세율 인하 ‘친기업’ 분명히
새정부 최우선과제는 ‘물가안정’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새 정부 경제팀을 이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어둡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는 추 후보자의 인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우선 저성장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봤다. 고착화되고 있는 양극화도 우려했다. 급증한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는 경각심을 고조시킨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추 후보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민생을 최우선으로 민간, 시장, 기업 중심의 경제운용으로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의 청문회 답변을 종합 분석하면 새 정부는 '친기업' 정책을 분명히 하면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과표구간 축소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2년 미뤄지나

새 정부 경제팀은 여러 차례 시장 중심 경제운용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추 후보자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기를 2년 정도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법은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의 합산 순이익이 5000만원을 넘으면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20~25%의 양도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내년 시행 예정이다. 투자여건 측면에서는 규제다. 추 후보자는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와 함께) 증권거래세도 인하하면서 시장에 좋은 자금이,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소득세 과세를 미루면서 증권거래세를 유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하거나 폐지하는 세법개정 작업을 새 정부 경제팀은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도 2년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추 후보자는 "큰 틀에서 금융투자소득세가 2년 유예되면 가상자산 과세도 같은 틀에서 2년 유예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며 "현재 가상자산 거래 안전성·투명성 확보, 투자자 보호 장치와 관련된 디지털 자산 관련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과세정상화' 완급조절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부동산 시장 흐름을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후보자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지금 당장 폐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종부세와) 재산세의 통합 문제는 연구·논의할 때가 됐지만 단기간에 하는 문제는 아니고 충분한 용역하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세제를 활용한 것을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과도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상화가 필요하고 종부세와 양도세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시적 2주택자 등에 대한 과도한 과세는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후보자는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이사 등 사정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거주지를 옮기면서 일시적 2주택자가 되는 경우 1주택으로 간주하려면 세대원 전원이 전입해야 하는 등 요건이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기업'확고…당분간 물가 집중

추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기업 과세체계 개편 입장을 밝혔다. 가능성 높은 방안은 최고세율인 25%를 낮추고, 4단계인 과표구간을 2단계로 단순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실제 추 후보자는 지난 2020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0%로 낮추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4단계인 법인세 과표구간을 2단계로 단순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추 후보자는 새 정부 출범 후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추 후보자는 "지난달 4.1%의 소비자물가 상승 추세가 조금 더 심화되는 정도의 물가불안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체적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추 후보자는 "과거와 달리 경제지표에 목표를 정해두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분명한 것은 생활물가, 서민물가 안정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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