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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회복? 불명확한 제로코로나 집행, 주민 혼란 가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4 14:48

수정 2022.05.04 15:00

-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제로코로나 현장 집행, 음성은 강제격리·양성은 시설부족
- 대학 기숙사에선 감염자와 밀접접촉자 함께 지내면서 학생 '공포'
중국 상하이에서 방역 요원이 가정집 문을 강제로 부수고 진입하는 동영상. 대만 자유시보 캡쳐.
중국 상하이에서 방역 요원이 가정집 문을 강제로 부수고 진입하는 동영상. 대만 자유시보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경제수도 상하이가 코로나19 감염자 수 감소로 점진적 회복에 들어갔지만 명확하지 않은 제로코로나 집행으로 주민 혼란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가정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 강제 격리시설로 이송하거나 감염·비감염자가 섞인 대학 기숙사 생활 등 정리되지 않은 집행이 인터넷에서 수시로 전파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관영 매체 보도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방역 요원의 영웅 만들기에 대부분 초점을 맞추고 있다.

4일 대만 자유시보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의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상하이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당시 여성들은 흰색 방호복을 입은 요원으로부터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상대가 아무런 검역증명서나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이들은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또 여성들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강제로 끌고 가 격리시키려고 했다. 여성들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항의하자, 방역 요원들은 이미 경찰과 함께 현장에 나타난 상태였으며 경찰에 신고한 것도 방역 요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거주위원회에 재검역을 신청한 상태였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른 동영상에선 반대되는 상황이 담겨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확진 판정을 받은 2명은 격리 조치하겠다고 자처했으나 오히려 보건 당국이 양성증명서를 찾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들은 스스로 병원을 찾아가 재검사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격리시설이 다 찼다며 자택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다 이튿날 갑자기 경찰 6명이 문을 부순 뒤 이들을 끌고 갔다. 하루 동안 자가 검사한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는 게 명분이었다.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자, 네티즌들은 ‘무법천지’, ‘그야말로 마적’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여성 2명이 상하이 정부의 ‘음양보고’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상하이 정부가 전염병 방역 실패를 덮기 위해 음성증명서를 발급했지만 실제로는 감염자였기 때문에 뒤늦게 격리 집행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상하이 한 대학 기숙사에선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의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올라온 사연은 기숙사 안에 감염자가 있지만 같은 층의 밀접접촉자는 모두 이송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유는 격리 시설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숙사 학생들은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생활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은 “한 방에 4명이 머물면서 하루에 겨우 최대 2개의 보온병만을 사용한다”면서 “이게 정말 방역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지방 관리가 주민 지원품을 빼돌렸다가 적발됐다거나 살아있는 노인을 운구용 가방에 넣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40대 한국 주재원이 격리 기간 중 숨지는 일이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상하이 지하철 운행을 놓고도 확인되지 않은 소식들이 떠돌고 있다.

반면 관영 매체에선 이 같은 제로코로나 방역의 부정적인 이면에 관한 소식을 찾기 어렵다. 대신 방역 요원의 노고를 칭송하는 영상·사진물이나 주민들이 격리 고충에서도 서로 위로하며 방역에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상하이에서 온라인 결혼식이 성대히 치러졌다는 소식도 이날 전해졌다. “유언비어를 유포하면 처벌한다”는 상하이시 정부의 경고도 수시로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판한 저명 경제전문가들의 소셜미디어(SNS)가 추가로 계속 차단되고 있다고 같은 날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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