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집에서 '불멍' 에탄올 화로, 화재에 취약..소방청 안전주의보 발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4 15:05

수정 2022.05.04 15:05

소방청-소비자원 에탄올화로 주의보
최근 2년여간 화재 13건, 15명 부상
에탄올 화로 관련 안전 기준도 없어
방청과 한국소비자원은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장식용 화로 관련 화재 사고가 빈발하면서 소비자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사진은 지난 1월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에탄올 화로 취급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사고 모습. 이 화재로 7명이 다쳤다. 소방청 제공
방청과 한국소비자원은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장식용 화로 관련 화재 사고가 빈발하면서 소비자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사진은 지난 1월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에탄올 화로 취급 부주의로 발생한 화재사고 모습. 이 화재로 7명이 다쳤다. 소방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실내에서 불꽃을 멍하니 바라보며(일명 '불멍') 휴식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탄올 화로가 화재에 취약해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에탄올 화로 관련 안전기준이 없다.

4일 소방청과 한국소비자원은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장식용 화로 관련 화재 사고가 빈발하면서 소비자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방청 및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 3월까지 에탄올 화로로 인한 화재 사고가 총 13건 접수됐다. 이로 인해 15명이 다치고 5000만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사례로 보면 △연소 중인 에탄올 화로에 에탄올을 보충하던 중 에탄올 증기가 폭발하면서 발생 △에탄올 화로 사용 중 사용자의 옷에 불이 붙어 발생 △에탄올 화로를 사용하기 위해 라이터를 켠 순간 유증기 등에 착화·발화돼 발생한 것 등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장식용 에탄올 화로는 표면 최고온도가 293℃로 화상 위험이 있고 넘어질 경우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에탄올 화로 관련 안전기준이 없다.

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7종을 호주의 제품 규격 기준(무게 8kg 이상, 바닥 접촉면적 900㎠ 이상)을 준용해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제품 7종 모두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또 제품 유형별 주요 모델 3종의 제품 표면 온도를 측정해보니 최고온도가 293℃까지 올라갔다. 불꽃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부의 평균온도는 175.5℃에 달하는 등 화상의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사진 표면(경사도 10°)에서의 연료 누유 시험에서는 주요 모델 3종 모두 연료가 누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다가 충격 등으로 넘어질 경우를 가정한 전도 재현 시험 결과, 액체인 에탄올 연료가 누출돼 경로를 따라 불길이 확산되는 등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았다.

밝은 곳에서 에탄올 화로를 사용하게 되면 불꽃이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이용자가 불꽃이 없는 것으로 오인하고 연료를 보충할 수 있다. 이 경우 불꽃이 에탄올을 타고 올라와 폭발, 화재 및 화상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조사대상 제품의 사용 설명서 및 제품의 주의사항 등에는 이런 내용을 전혀 표시하지 않았다.

화재 또는 화상 관련 주의사항 역시 일부 제품의 경우 외국어로만 표기되어 있는 등 제품 모두 소비자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사용 설명서의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관련 업체에 △제품 외관 및 사용 설명서에 화재·화상 등 주의사항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표시할 것 △전용 소화 도구를 제공할 것 등을 권고했다.

관련 부처에 에탄올 화로의 제품 규격(무게, 바닥접촉면적 등), 제품 안전성(연료 누유 등), 주의·표시사항 등 안전기준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불꽃이 있을 때 연료를 보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화상이나 전도 가능성이 있어 사용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권혁민 소방청 화재예방총괄과장은 "에탄올 화로를 사용할 때에는 주변에 가연물을 두지 않고 반드시 소화기를 비치하길 권장한다.
또 사용 후에는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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