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잼민이·주린이·골린이 쓰는 어른들에게...어린이들 "존중해주세요"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5 11:16

수정 2022.05.05 11:16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어린이날 도서·벽지·접경지역 다문화, 장애아동들을 청와대로 초청,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어린이날 도서·벽지·접경지역 다문화, 장애아동들을 청와대로 초청,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잼민이(초등학생부터 넓게는 중학교 저학년까지를 부르는 말), 주린이(초보 주식투자자), 요린이(요리 초보), 토린이(토익 입문자), 골린이(골프 입문자)...
최근 사회적으로 특정 분야의 부족함을 나타내는 의미로 '~린이' 표현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어린이 10명 중 7명은 어린이를 '잼민이'로 부르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전국 어린이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51명(70.2%)은 잼민이라는 단어가 어린이를 낮춰 부르거나 비하하는 단어라고 응답했다.

이런 단어가 사용되는 현상에 대해 묻자 '어린이 중 유독 철이 없고 막말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란 답변이 3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어린이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린이를 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단어 같다'(23.4%), '이런 말을 들으면 짜증이 난다'(16.0%)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주린이'(주식 투자 초보), '요린이'(요리 초보) 등 용어를 쓰는 어른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 1위로 '어린이를 존중해주세요'(25.6%, 중복 응답)가 뽑혔다.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입니다'(23.8%)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이였습니다'(23.0%)가 그 뒤를 이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조사 결과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린이'를 미숙한 존재로 낮춰 보기 때문에 다양한 신조어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며 "우리 사회가 미숙한 사람을 빗대어 표현하는 단어 속에 아이들에게 가하는 언어폭력의 소지는 없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인권위원회도 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공기관의 공문서 등에 '~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해당 표현이 쓰이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하는 등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교육방송 EBS는 지난해 7월 트위터 게시물에 '잼민좌'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BS는 논란이 일자 "SNS상 잼민이라는 단어를 자주 보게 됐고, 재미있는 어린아이를 부르는 유행어라고 짐작하게 됐다"며 "정확히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거기에 비하의 의미가 담겨있었는지는 몰랐다"고 사과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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