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1) 박대준 기자 =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공천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공천 결과에 불만을 품고 탈당하거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예비후보들이 많아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우선 각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컷오프 된 현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윤화섭 경기 안산시장 예비후보(현 안산시장)가 지난 3일 탈당과 함께 범시민 후보로 안산 최초 연임시장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윤 예비후보는 “27년을 지켜온 더불어민주당이지만, 공작과 음해 정치를 일삼는 모리배에 휘말려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윤화섭을 경선 문턱조차 넘지 못하게 막아섰다”며 “그것도 모자라 딸을 위한 '아버지의 마음'을 부동산 투기범으로 몰았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최종환 파주시장 예비후보도 재선의사를 밝혔음에도 도당 공관위로부터 경선에서 배제되자 탈당 후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 예비후보는 “저열한 정치공작에 굴복하지 않고, 전신갑주로 무장한 단기필마 무소속 파주시장 후보로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고 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강인규 전남 나주시장 예비후보도 탈당과 함께 선거 출마를 강행했다. 강 예비후보는 2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개혁하고 지역정치를 바꾸겠다는 신념으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다”면서 무소속으로 3선 나주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주 서구청장 공천에서 탈락한 서대석 예비후보도 지난 2일 “1999년 이후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 23년 전 음주운전은 죄송한 일이지만 20년도 훨씬 지난 음주운전과 충분히 소명 가능한 변호사법 위반 벌금형을 빌미로 기회를 박탈한 것은 너무나 가혹하고 억울하다”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의 경우 강원지역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공천에서 배제된 김한근 강릉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공천 배제로 지목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제가 불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국민의힘 공관위가 경선배제의 사유로 제시한 의혹들이 기정 사실화 돼 지난 4년의 시간이 평가절하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꼭 당선돼 당으로 복귀한 후 소명의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이광준 전 춘천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광준 전 시장은 3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년의 공백을 깨고 시장 선거에 뛰어든 것은 행정의 난맥상을 보면서 제가 나서야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고민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원주와 동해 등에서도 무소속 출마자가 잇따르고 있다. 원주시장 공천이 배제된 이강후 전 국회의원도 최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동해에서는 심규언 동해시장의 단수공천으로 자동 공천 배제된 심상화 전 강원도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다. 영월군수 선거 공천에서 배제된 박선규 전 군수도 무소속을 상징하는 하얀색 점퍼를 입고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국민의힘 기초단체장·광역의원 공천을 놓고 내부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북구청장 경선에서 탈락한 조성호 전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은 3일 오태원 북구체육회장을 후보자로 추천한 부산시당의 방침에 불복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다. 조 전 국장은 당협위원장인 박민식 전 국회의원이 오 후보자를 구청장 후보로 미리 정해놓고 내부적으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의힘 연제구청장 후보 공천과정에서 경선에 오르지 못한 윤대혁 예비후보 역시 최근 중앙당 공관위에 이의신청과 탄원서를 제출했다. 윤 예비후보는 4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해도 심사결과를 지원자들에게 소상하게 알려준다”며 “그런데 시당 공관위는 어떠한 설명이나 이유도 없이 연제구를 단수 공천지역으로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울산 동구청장 경선을 앞두고도 후보와 시당 공관위 간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의당 출신인 손삼호 동구청장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당 공관위는 100% 일반국민여론조사가 아닌 80% 국민의힘 당원 여론조사를 설계했다.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며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자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울산 중구청장 후보 경선 역시 후보 간 갈등이 계속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천권을 위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밖에도 울산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공천에 불복하는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자 각당 공관위도 서둘러 수습에 나서는 모양세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의 경우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한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정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세상사 늘 그렇듯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다”며 “원하는 공천 결과를 얻지 못한 분들도 모두 힘 합쳐 같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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