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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를 추진하고 있는 SK쉴더스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00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2023대 1, 올해 1·4분기 공모주(스팩, 리츠 제외)의 평균 경쟁률이 963대 1이었다는 점에서 처참한 성적표다.
SK쉴더스는 정보보안업체 SK인포섹이 물리 보안업체 ADT캡스를 흡수합병해 출범한 법인이다.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3만10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조8005억으로 국내 물리보안업계 1위인 에스원(시총 2조5877억원)을 제치고 보안업계 대장주에 등극할 전망이었다.
그러나 흥행에 참패하면서 공모가도 희망밴드 보다 낮게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평가 논란에 환율 상승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보안대장주인 에스원의 시가총액보다 높게 공모가를 설정했는데 매출과 이익 규모에서 에스원에 뒤처지는 상황이라는 점이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모처럼 IPO 시장에 대어급 공모주가 들어섰지만 흥행에 먹구름이 끼면서 다시 한 번 시장이 경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대명에너지가 지난 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거둔 상태다. 대명에너지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151.58대 1이다. 지난 1·4분기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969대 1)과 비교하면 흥행에 실패한 셈이다.
'IPO 슈퍼위크'인 다음 주가 문제다.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한 주에 5개의 회사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오는 9~10일 SK쉴더스가 일반청약을, 원스토어·태림페이퍼·비플라이소프트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오는 11~12일 가온칩스가 일반청약을 받고, 오는 12~13일 원스토어·태림페이퍼·비플라이소프트 등이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이달 17일부터 청담글로벌도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회 규정 개선안에 따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참여 요건이 이달 1일부터 강화됐다. 이에 따라 자본금이 수억원에 불과한 업체가 수조원의 주식 매입 수량을 써내는 '뻥튀기 청약'이 사라질 전망이지만, 시장의 열기가 줄어들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여기에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자본시장 내 자금 흐름도 공모주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국내 공모주 펀드 148개에서 5398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 3개월로 기간을 늘리면 1조6008억원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따상' 등 무작정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공모시장에서도 개별 기업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상장한 시총 1조원 이상 기업 중 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보이는 엔켐, 현대중공업, 케이카의 공통점은 상장 이후 영업이익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래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기업보다는 실적 등 펀더멘탈(기초)이 탄탄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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