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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에…脫중국 서두르는 애플, 상하이에 제2 공장 짓는 테슬라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5 18:27

수정 2022.05.05 18:27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코로나19 초고강도 봉쇄 정책에 대한 테슬라와 애플의 상반된 반응이 주목을 끌고 있다. 테슬라는 상하이 봉쇄 이후 일부 제재 완화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상하이 제2공장까지 건설할 계획을 세운 반면 공급망에 타격을 받은 애플은 탈중국화를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지난 1일 상하이 기가팩토리 인근에 제2공장 건설 계획을 상하이 당국에 서한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한에는 봉쇄 후 기가팩토리 생산 재개를 지원해준 당국에 감사한 마음도 담았다고 중국경제망은 전했다.

상하이 2공장은 주력 전기차인 '모델 3'와 '모델 Y' 등을 연간 45만대 생산할 방침이다. 1공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연간 총 전기차 생산량은 약 100만대로 늘어난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상하이를 자사 세계 최대 수출 기지로 삼고, 궁극적으로는 연간 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테슬라는 첫 해외 공장이자 중국 내 유일한 생산 시설인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2019년 12월부터 모델 3를, 지난해부턴 신형인 모델 Y를 각각 만들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는 전세계 생산량 93만6000대의 51.7%인 48만4130대를 이곳에서 출고했다. 32만1000대는 중국 내에 공급됐고 나머지 16만3130대는 독일과 일본 등 해외로 수출됐다. 중국경제망은 관련 업계에서 이전부터 테슬라 2공장 건설 소문이 돌았다 면서도 다만 질문에 테슬라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일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를 인용, 보도했다. 궈 애널리스트는 "최근 봉쇄로 이런(애플의 탈중국) 흐름이 더욱 가속하게 됐다"며 "중국 내 일부 생산 시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은 이제는 제안 단계를 넘어 액션 플랜의 단계가 됐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등 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랩톱 제품인 맥북의 경우 전량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사인 대만 광다컴퓨터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 공장은 봉쇄 여파로 3월부터 가동을 멈췄다가 지난달 하순에야 부분적으로 가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또 세계 전자산업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장쑤성 쿤산시가 봉쇄되면서 아이폰 등 다양한 애플 제품을 조립·제조하는 대만 기업 폭스콘의 공장 두 곳이 운영을 중단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상하이와 장쑤성, 저장성 등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 경제권인 창장삼각주 봉쇄 영향으로 1·4 분기 애플의 출하량이 대략 30∼40%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애플이 다른 공급자를 찾으면 출하량 감소율이 15∼25%까지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은 창장삼각주 외 지역의 봉쇄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중국의 기술 허브인 선전시가 봉쇄되면서 폭스콘 선전 공장들이 수일간 가동을 멈췄으며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도 인근의 봉쇄 충격에 근로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저우는 4일 0시부터 원칙적으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SCMP는 "중국의 주요 금융·제조업 중심지인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의 엄격한 봉쇄로 애플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코로나19 혼란 이후 정상화하는 베트남과 인도가 애플의 공급망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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