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라면 글로벌 인기…내수용 vs 수출용 라면 맛 다를까?

뉴시스

입력 2022.05.07 10:00

수정 2022.05.07 10:00

기사내용 요약
신라면, 수출 국가별로 주재료 미세하게 달라…"레시피 자체는 일관되게 유지"
삼양라면·진라면은 수출용에서 고기 성분 배제…불닭볶음면은 수출용도 맛 똑같아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전 세계로 수출하는 한국 라면이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라면 기업들은 어떤 비결로 수출을 늘리는지 주목된다.

특히 온라인 상에는 내수용 라면과 수출용 라면은 맛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수출용이 국내용보다 덜 맵다"거나"해외 신라면은 더 싱겁다" 같은 반응이 적지 않다.

농심 신라면은 전 세계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 수출한다. 100개국의 레시피를 일일이 달리해 제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미국 제2공장 준공으로 6개의 해외공장을 보유하게 된 농심은 국내외 공장 모두 동일한 공정을 거쳐 신라면을 생산한다.
제품 구성도 면과 스프, 건더기로 동일하다.

이와 관련 농심 측은 "국내용과 수출용 모두 똑같은 레시피를 사용해 신라면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묘한 맛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농심 측은 "예컨대 똑같은 고추라고 해도 현지 공장에서 사용하는 원료는 원산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맛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별로 식품 규정이 달라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원료를 수출용 제품에선 사용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돼기고기 등은 아무리 적은 양이라고 해도 절대 금지하는 중동 국가가 대표적이다. 맛에 민감한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해외 현지마다 주 원료의 원산지가 달라 신라면 맛에 미세한 차이가 난다고 느낄 수 있다.

봉지 신라면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호주나 미국산 밀가루를 이용해 면을 만들고 독일산 전분, 말레이시아산 팜유, 호주산 고기를 사용한다.

반면 중국에서 판매하는 신라면은 호주와 중국산 밀가루로 면을 제조하고 중국산 전분, 말레이시아산 팜유, 호주산과 중국산 고기를 주 재료로 쓴다.

미국 판매 신라면은 미국산 밀가루를 사용해 면을 만들고 독일산 전분, 말레이시아산 팜유, 미국 또는 호주산 고기를 사용한다. 사실상 내수용과 수출용 신라면 맛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이런 차이에서 출발한다.

유럽에 수출하는 일부 할랄 라면은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할랄 인증을 받은 원료만 쓴다. 면은 호주산이나 미국산 밀가루를 사용한다. 전분은 독일산, 팜유는 말레이시아산을 이용한다. 건더기 구성은 국내외 모두 동일하다.

삼양식품은 아예 스프 맛 자체가 국내용과 수출용이 다르다.

2016년 10월부터 고기 성분을 제외한 수출 전용 스프를 개발해 대부분 라면에 쓰고 있다. 수출 국가별로 다른 성분 규정을 적용 받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삼양식품은 할랄 인증 여부와 상관없이 수출용 라면 스프는 고기 성분을 모두 제외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해도 맛에선 내수용과 수출용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게 삼양식품 설명이다.

단적으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삼양라면은 햄 맛이 특징이지만, 해외 수출용 라면은 고기 성분 자체가 없다. 건더기에 포함된 동그란 햄푸레이크도 해외 수출용 제품에서는 찾을 수 없다.

단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삼양 불닭볶음면의 경우 국내용과 수출용 모두 똑같은 레시피를 사용한다. 유튜브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인기가 높은 만큼 국내용과 똑같은 맵기를 유지하고 맛도 동일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불닭볶음면은 영국 남자로 유명한 유튜브 스타 조쉬가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현재 해외에선 한 번쯤 도전해야 하는 매운 맛의 아이콘이 됐다.

삼양식품은 3xSpicy 핵불닭볶음면, 콘 불닭볶음면, 불닭김스낵 등 수출 전용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불닭볶음면 라인업의 맛을 국내와 동일하게 유지해 이 도전 열풍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뚜기는 1988년 미주 지역에 라면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도 국내 제품과 해외 수출 제품은 모두 똑같은 레시피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육류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수출할 수 없는 일부 해외 국가의 경우 라면과 건더기는 국내와 똑같지만 분말 스프에선 고기 성분을 뺀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자연 재료를 가공해 식품으로 만드는 전 세계 모든 식품기업이 수출용에서 100% 똑같은 맛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원재료가 다르니 내수용과 수출용이 맛 차이가 미세하게 날 수 있지만 기본적인 레시피는 똑같이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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