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사례는 전장에서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전술적 측면에서 현대전에서도 의도치 않게 발생한다. 오폭에 의한 아군의 희생과 밤새 많은 희생을 치른 치열한 전투가 안개가 개고 여명이 밝아오자 아군끼리의 전투였다는 사례는 최근 현대전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착각 또는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적군이 아닌 아군에게 사격하는 행위를 팀킬, 아군 사격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사례는 창칼 맞대고 싸우는 시절부터 있던 일이고 교전 거리가 늘어난 이후의 전장에서의 전투는 더 가능성이 높아진다.
존 크라카우어의 저서 'Where Men Win Glory: The Odyssey of Pat Tillman'에선 제2차대전의 사상자 21%는 오사 사고였고, 베트남전의 사상자는 39%, 걸프전에선 52%까지 올라갔다.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선 각자 비율이 41%와 13%라고 지적했다.
전장에서 아군을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하는 행위는 군대에서는 이론상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나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란 얘기다.
레이더와 각종 전자장비가 발전한 현대에 와서는 직접 눈으로 보고 쏘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장비에 의존하다 보니 아군 오사 확률이 더욱 늘었다. 스크린·디스플레이상에 찍혀있는 점만 보고 이것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쉽게 알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F-4 전폭기들은 아군 오사가 여러 번 발생하자 AIM-7 스패로우 중거리대공미사일을 탑재하고도 "반드시 눈으로 적기를 확인한 후 발사할 것"이라는 명령이 내려져 막 등장한 적기가 시각에 보이기 전 먼저 발사하는 이 중거리미사일의 이점을 누리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기갑차량에도 포구 방향으로 향한 지향성 발신기와 전 방향에서 반응하는 수신기가 장비되어, 전장의 안개 속에서 흐릿한 표적을 조준하면 전방으로 암호화된 질문 코드가 날아가고 피아를 식별하게 되어 있지만, 정비 불량이라거나 암호 코드에서 에러가 났다거나 전파교란이 심하다거나 전투 중에 파손되었다거나 지형이 나쁘다거나 등등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다양하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는 보병끼리의 사격에서부터 전투기·함포·미사일 등 온갖 무기에서 자주 발생하며 전자적으로 아군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각종 센서나 전자장비를 탑재해도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한 인간의 본성은 치열한 혈전 와중에서 '아군을 쏘지 않게 조심해야지' 보다는 '난 살고 싶다'는 심리가 매우 강하게 우선 작용하므로 병사들은 불확실한 표적이라도 일단 모든 화력을 동원해 처리하고서야 상황을 본다는 전쟁에서의 인간 심리 측면의 문제도 있다. (전장에서의 인간의 심리에 대해선 후에 다른 파트로 좀 더 깊이있게 다루어 보고자 한다) 현대전·미래전에서 지휘통제 체계와 더불어 평소 부대 간부와 병사 간의 혼연일치된 훈련 수준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사례이다.
C4I 체계는 전장에서 지휘관이 성공적인 지휘 및 통제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시간과 지점, 정확한 정보를 필요하며 통신수단을 이용해 신속히 정보를 전파 또는 전송한다. 이와 같은 지휘, 통제, 통신 및 정보의 4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전산화함으로써 지휘관이 실시간 작전대응능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이 C4I라고 할 수 있다.
C4I 체계는 지휘정보체계와 정보수집체계, 그리고 통신망으로 구성된다. 전장의 환경에 따라 공중 지휘통제체계와 해상 지휘통제체계로 나뉘며 지휘 크기에 따라 전략 지휘통제체계와 전술 지휘통제체계로 나뉘고 전술 지휘통제체계는 다시 기능통제체계와 화력지원체계, 방공체계, 군수지원체계로 구분된다.
이러한 C4I 체계의 적용은 전술통신체계 스파이더(SPIDER)를 기반으로 정보보호체계, 다양한 공통-응용 소프트웨어, 접속 장치, 지원 장비로 구성되며 군단-사단-연대-대대급 이하 부대까지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휴대용 위치보고접속장치, 정찰용 무인항공기(UAV), 지상감시 장치, 전자전 장비, 표적 탐지 레이더, 포병대대 전술사격지휘체계, 저고도 탐지 레이더 등 정보 수집 자산과 연동된다.
또 저고도 탐지 레이더에 의해 탐지된 항공기의 항적 역시 상황도에 나타나게 된다. 디지털 지도에는 표적들의 거리, 방위각, 이동시간 등이 자동적으로 표시되어 나타난다.
정보, 작전, 화력, 전투근무지원 등의 참모와 실무 장교들은 컴퓨터에 사전 입력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각종 상황들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하여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
지휘관 또한 이 같은 실시간적인 현황 파악과 참모 협조를 통해 빠르게 지휘 결심한 후 정확하게 명령을 하달해 선제타격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적의 움직임을 인식하여 대응하기까지의 절차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육해공군의 유기적 협력과 정밀타격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 C4I 체계는 24시간 동안 중단없이 운용이 가능하고 상급 부대와의 연락이 두절되더라도 독립체계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야전의 상황을 고려해 개발함으로써 야전에서 실무부대의 운용성과 생존 가능성 또한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국군의 C4I, 합동지휘통제체계는 지·해·공의 연계된 체계를 합참과 작전사까지 연계해 합동지휘통제체계를 구축했고 유기적인 정보처리와 다양하고 복합적인 효율적 체계가 완료된 상태이며 이를 끊임없이 변화 발전시키고 있다.
오늘날 C4I 체계는 전투력의 승수효과를 창출하고, 군사혁신을 선도하는 전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신속결정작전(RDO), 효과중심작전(EBO), 네트워크중심전(NCW) 등의 현대전 교리들은 합동 및 연합작전의 성과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며, 이를 위한 핵심전력이 C4I 체계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북한의 핵 개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등으로 인해 한반도 안보의 국제정치적 특성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함에 따라 C4I 체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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