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성행위에 고성방가까지…고삐 풀린 홍대 거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8 16:16

수정 2022.05.08 16:16

음주로 인한 신고 늘어 주민들 피해 호소
4월18일부터 1일까지 하루 140여건 신고
지난 7일 오후 11시 30분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인근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사진=이진혁 기자
지난 7일 오후 11시 30분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인근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사진=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말(7일) 오후 11시30분.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인근 경의선 숲길에는 벤치마다 빈 맥주캔이 놓여져있다. 인근 노상에서 술을 마시던 한모씨(27)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끝났고 마스크 착용도 필수가 아닌데 술 마시는 게 문제가 있느냐"며 "다시 활기찬 거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숲길은 최근까지만 해도 서울시가 야외 음주를 금지한 탓에 텅텅 빈 모습이었다.

■행인 늘어난 홍대 신고 건수 폭증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홍대거리에는 다시금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늦은 밤까지 길거리에서 술판을 벌리고 있었다.
음주로 인한 신고도 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8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홍익지구대에 접수된 신고는 일 평균 138.2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97건)와 비교해 42% 증가한 수치다.

장신웅 서울 마포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합정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안전한 홍대거리를 만들기 위한 민관합동 간담회’에서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홍익지구대의 신고 건수가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7일 홍익대 인근에는 코로나19 상황을 방불케 하듯 수많은 인파들로 거리가 붐볐다. 절반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했으며 일부 외국인들은 소주병과 맥주캔을 들고 거리를 걷고 있었다. 홍익대 인근 헌팅포차 골목에는 2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얘기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클럽 거리 인근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김모씨(30)는 "4월부터 편의점 매출이 2배 이상 늘은 것 같다"며 "코로나 이전보다 이용객들이 더욱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은 이제서야 '정상화'가 됐다고 언급했다.

마포구 연남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모씨(44)는 "우리 같은 골목 가게는 길거리에 사람이 대폭 늘어야 뒤늦게 효과를 보는 편"이라며 "지난주 부터 매출이 유의미하게 상승하고 있다. 인근 상인들 끼리 '다행이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만취 범죄도 발생
다만 행인들이 폭증한 만큼 사건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마포서는 지난 3일 홍콩 국적의 A씨와 아르헨티나 국적의 B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 홍대 패션거리에서 성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만취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인근 주민들은 피해를 입고 있다.
연희동에 거주하는 옥모씨(55)는 "최근 들어 연희동까지 고성방가 소리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 취객 한 명이 집 앞에서 행패를 부려 신고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홍대 인근 치안 유지에 앞장 나선다는 입장이다.
마포서는 안전 강화를 위해 마포구청과 마포소방서, 홍대상인연합회, 홍대거리 인근 15개 클럽 관리자에 △수사 시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제공 △112신고에 대한 경찰관의 신속한 출입 △화재비상구 및 각종 소방 관련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 등을 당부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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