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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장관 '中충성파' 존 리 당선, 홍콩의 중국화 가속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8 15:10

수정 2022.05.08 15:10

8일 홍콩 새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해 94%의 찬성표를 얻고 당선된 존 리(64) 당선인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8일 홍콩 새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해 94%의 찬성표를 얻고 당선된 존 리(64) 당선인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향후 5년간 홍콩을 이끌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반정부시위 강경진압’으로 부상한 존 리(64) 전 홍콩 정무부총리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고 당선됐다. 그가 중국 정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홍콩의 중국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리 후보는 이날 오전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해 94%를 지지로 당선됐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1500명 정원(현 1461명)인 선거위원회의 간접 선거에서 재적 과반(750표)을 득표해야 당선되는데, 그는 1416표의 찬성표를 받았다. 반대는 8표, 기권은 4표다.

리 후보의 당선은 사실상 선거 전부터 확정적이었다.
경찰 출신인 그는 40년 공직 생활 동안 강력범죄와 공안사범 단속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2019년 홍콩을 휩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했고 2020년 6월30일 홍콩국가보안법이 발효된 이후엔 중국 정책의 집행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왔다.

이 같은 배경 덕분에 그는 중국 정부의 신임을 얻어 지난해 6월 경찰 출신 첫 정무부총리로 발탁됐으며, 홍콩 행정장관 선거도 단일 후보에 낙점된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앞으로 ‘홍콩의 중국화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또 국제금융허브로서의 위상 추락 역시 빨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리 당선자가 경제·금융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중국의 확실한 충성파라는 점에서 훙콩 금융계와 외국인 커뮤니티의 필요와 요구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 리 당선자는 행정장관이 되면 중국이 밀어붙이고 있는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을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두겠다고 공약했다.

중국 정부가 만든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중국 정부는 이를 보완하는 별도의 국가보안법을 홍콩이 제정해 자신들이 만든 법에 담기지 않은 다른 죄목을 담아야 한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주홍콩 미국상공회의소의 전 회장인 타라 조셉은 외신에 “존 리는 비즈니스 경험이 없는 첫 번째 홍콩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그를 선택한 것은 홍콩에서 안보와 통제가 중국의 우선순위라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의 경력을 토대로 홍콩 미래는 경찰 혹은 공안정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 역시 제기된다. 윌슨 찬 홍콩중문대 국제관계 전문가는 “스트롱맨 정치가 펼쳐지고 있다”며 “존 리의 강경함은 다른 이들과 비교해 중국 정부가 바라는 결과를 성취할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고 분석했다.


리 당선자는 오는 7월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일이자 중국공산당 창당 101주년 기념일에 제6대 홍콩 행정장관에 취임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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