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학자, 기후변화·도시개발로 곤충 감소 밝혀내
수분 돕는 곤충 서식하도록 숲 가꿔 악순환 끊어야
수분 돕는 곤충 서식하도록 숲 가꿔 악순환 끊어야
[파이낸셜뉴스] 꿀벌 뿐만아니라 파리나 말벌, 딱정벌레, 나비 및 나방 등 다양한 곤충들이 꽃가루를 옮겨 식물들의 수분을 돕는다. 전세계적으로 733조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런 곤충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와 도시개발로 인해 숲이 사라진 결과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숲을 가꾸면서 다양한 곤충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독일 생물학자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율리우스 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 대학교(JMU)의 잉골프 스테판 드웬터 교수팀이 기후변화와 도시개발로 인해 꽃가루를 옮겨 수분을 돕는 곤충의 종류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밝혀냈다.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이 줄어들면 식물들의 수분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더 이상 식물들의 씨앗을 얻지 못하면서 결국에는 숲까지 사라져 기후변화가 가속화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연구진이 지난 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어드벤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식용 작물의 약 75%와 야생 식물의 80% 이상이 곤충의 수분이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식물 수분의 가치는 연간 최대 5770억 달러(약 733조785억원)로 추산된다.
잉골프 스테판 드웬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화훼 자원의 중요성과 도시개발의 부정적 영향 이외에도 기후조건이 꽃가루를 전달하는 곤충의 다양성 유지 또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높은 온도와 낮은 강수량의 조합은 꽃가루를 전달하는 곤충의 다양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도시 지역의 높은 기온은 꿀벌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독일 바이에른 전역의 기후와 토지 변화가 수분 곤충의 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숲과 초원, 농경지, 도시 등 179곳에서 발견된 3200여 종의 수분 매개 곤충을 통해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이 곤충들의 '균질화'되어 간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미래 기후에서 수분 곤충의 다양성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분석 결과, 꿀벌과 파리, 딱정벌레, 나비, 나방과 같은 개별 분류군은 더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일반적인 패턴은 숲의 비율이 높은 환경일수록 더 다양한 수분 곤충 군집을 유지했다.
드웬터 교수팀의 박사과정생인 크리스티나 가누자는 "한 가지 중요한 발견은 지역의 숲이 기후 온난화의 영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누자는 "우리는 이 지형에서 숲이 우거진 땅의 상당 부분이 기후 온난화로부터 곤충들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숲과 숲 가장자리가 인간의 영향을 받는 서식지에 비해 극심한 더위와 가뭄을 완충하는 자연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뿐만아니라 연구진은 녹화를 통해 도시의 대기 온도를 낮추자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더 많은 꿀벌 종들이 도시 지역에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컨대, 곤충들은 다양한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다양한 꽃 식물들은 모든 지역의 작은 곤충들에게 필수적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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