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개봉이 보류됐던 대작들이 올 여름 쏟아져 나오면서 그동안 추락을 거듭했던 미국 엔터테인먼트주가 반등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름 영화 성수기(5월~8월)의 시작을 알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닥터 스트레인지 2)는 북미에서 역대급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제작사 월트디즈니에 따르면 '닥터 스트레인지 2'는 지난 주말 북미에서 1억8500만달러 상당의 티켓 판매 수입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관객 수로는 1350만 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 2016년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1’의 첫 주말 수입 85000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북미보다 먼저 개봉한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기준으로는 2억6500만달러어치 수입을 냈다. 현재까지 총 수입은 4억5000만 달러다.
이어 이달 말에는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영화 ‘탑건2’가 개봉한다. 6월에는 쥬라기 시리즈의 신작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7월에는 ‘토르4’와 ‘미니언즈2’가 차례로 개봉한다.
모건스탠리는 "장기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관객 수의 80% 가량이 영화관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은 2019년 1140만달러에서 2020년 210만달러로 급감했지만 2021년 440만달러, 2022년 760만달러, 2023년 920만달러, 2024년 930만달러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박스오피스가 뜨거워지면 집에서 영화를 즐기도록 하는 OTT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보지만 월가에서는 오히려 보완관계라는 분석이다.
벤저민 스윈번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박스오피스에서 흥행한 영화가 OTT에서도 큰 인기를 끈다"며 "영화 ‘더배트맨’은 영화관에서 개봉하며 티켓 판매 수입으로 7억6000만달러어치를 벌었지만 이후 미국 케이블 방송 HBO에 방영됐을 때 첫 주 수입이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미 엔터테인먼트주가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1·4분기 가입자 수가 20만명 감소했다는 소식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긴축정책에 연초 대비 주가가 69.71% 급감했다.
월트디즈니와 컴캐스트 역시 각각 29.64%, 21.17% 떨어졌고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30.39% 빠졌다.
모건스탠리는 박스오피스와 OTT 수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월트디즈니를 '톱 픽'으로 추천했다. 월트디즈니는 마블 시리즈와 픽사 애니메이션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OTT인 ‘디즈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 등 '스타워즈' 시리즈 2편, 마블 시리즈 2편, 배우 톰 행크스 출연의 '피노키오' 실사판,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 등 기대작들이 출격을 준비중이다. 디즈니는 올해 콘텐츠 투자비로 전년 대비 32% 늘어난 330억달러를 집행할 예정이다. 미국 미디어기업 NBC 유니버셜에 대한 투자 의견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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