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기 전인데 경호처가 제지…월권"
"국방부 호랑이 발골해 곳곳에 흩어놓은 격"
[서울=뉴시스]정진형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집무실이 들어설 국방부 청사 정문 앞에서 제지당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국방위원들과 원내대표단은 이날 오후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용산 국방부 청사 현장 방문에 나섰으나 국방부 청사 진입을 거부당했다.
이에 박홍근 원내대표는 "임기 공식 시작 전에도 국회의원이 집무실을 한 번 둘러보고 제대로 진행돼왔는지, 앞으로 문제 없는지 살피기 위해 왔다"며 "그런데 문턱도 못 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권한행사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 한 거니까 무겁게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유감을 표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도 "국방부 땅인데 왜 우리를 막고 있는가. (대통령) 경호처에서 막을 이유가 없다"며 "내일부터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제대로 (이전이) 됐는지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데 그 정도는 보여주고 브리핑을 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 역시 "월권이 아니냐"며 "국회에서 의원들이 왔는데 안에 들어가는 게 아니고 밖에서 보는 것조차 경호처에서 막는 건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모습"이라고 거들었다.
이후 민주당은 국방부가 이전하는 합동참모본부 청사 건물로 이동해 브리핑을 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합참 방문 후 "왜 돈도 낭비해가며, 더구나 안보 공백과 시민 불편까지 초래할 수 있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일을 그렇게까지 해야할까 의구심이 많았다"며 "오늘 현장에 와서 보니 역시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만약 동물로 비유하면 국방부는 용맹스러운 호랑이인데 호랑이를 갈기갈기 해체해서 곳곳에 흩어놓은 격"이라며 "그래서 발골(發骨, 뼈와 살코기를 분리하는 일)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이런 비효율적 국방행정을 초래하는 게 있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새 집무실과 미군기지가 너무 가까운 것도 문제"라며 "아무리 미국이 우리나라의 혈맹이라 해도 미군기지와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이 이렇게 붙어있는 건 국민적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병주 의원은 "장관은 합참의장실을 빼서 들어가고, 합참의장은 자기 부하인 차장실을 빼서 들어가는 등 연쇄적으로 들어가는 게 아주 안 좋은 선례"라며 "지금까지 군은 부하가 우선이었다. 예하부대 대대장이 있어도 사단장은 텐트를 치는 것이지 대대장실을 뺏는 경우는 없었다"고 힐난했다.
이밖에 비행금지구역 확대, 고도제한 규제 문제와 용산 옛 미군기지 반환부지 환경오염 문제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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