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이 주식시장 폭락세 속에 동반 폭락하고 있다.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9일(이하 현지시간) 5% 급락했다. 지난 1주일간 낙폭만 15%에 육박한다.
3만2000달러 선도 무너져 지난해 기록한 6만9000달러에 육박했던 사상최고치에 비해 50% 넘게 폭락했다. 지난해 7월 21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다른 암호화폐들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2위 종목 이더리움, 바이낸스, 솔라나, 카다노 등 이른바 알트코인들 역시 모두 지난 1주일간 낙폭이 15%에 육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최애' 종목인 도지코인도 10% 급락했다.
암호화폐는 주식시장이 하강하는 것과 똑 같은 이유로 폭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에 붙었던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다. 변동성 높은 시장 흐름에서 가치보존 수단으로서 안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실패했다.
온라인 금융 거래 플랫폼인 스킬링의 마이클 카메라맨 CEO는 "디지털 자산이 이전 수년 동안 본 적 없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암호화폐가 점점 기술주와 동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맨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와 기술주 모두를 위험자산으로 간주하고, 좀 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아직은 장기적인 비트코인 강세 관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헤지펀드를 비롯해 더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데다, 일부 중앙은행은 암호화폐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카메라맨은 이같은 장기 긍정전망과는 별개로 "비트코인도 자산 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따라 한 동안은 하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비트코인은 달러 강세 충격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그 바탕은 인플레이션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강도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달러 가치가 급속도로 뛰고 있다.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그동안의 비트코인 강세 배경 가운데 하나가 달러 약세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달러 강세는 비트코인에는 악재다.
미 금리가 계속 오르고, 달러가 강세를 지속한다고 볼 때 지금의 비트코인 매도세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이 햇필드는 "연준의 극적인 유동성 역전이...암호화폐, 적자 기술기업, 밈주 등의 팬데믹 기간 거품을 꺼트릴 것"이라고 못박았다.
햇필드는 비트코인이 올해말 2만달러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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