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애플 맥북 제조업체인 대만 콴타컴퓨터의 상하이 공장에서 100명 이상 직원이 폐쇄된 공장 내의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안 요원을 뚫고 탈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고 대만매체 타이완뉴스가 보도했다.
10일 매체에 따르면 영상은 흰색 작업복 차림의 공장 근로자들 무리가 보안 요원을 피해 공장 입구의 펜스를 넘는 모습이 담겨 있다. 30초짜리 이 영상은 지난 5일 밤에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촬영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는 “와, 경찰도 저들을 통제할 수 없겠어”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보안 요원들이 쏟아져 나오는 직원들을 어쩔 수 없이 바라보는 장면도 담겨 있다. 직원들은 공장 출입 개찰구 뛰어 넘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남성 두 명이 뒤엉켜 싸우는 것을 한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뜯어말리는 모습도 찍혔다. 다수의 남성은 이를 지켜봤다.
이날 소동은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벌어졌다. 해당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는 대로 당국이 삭제했으나 많은 네티즌이 계속 올리고 있다고 타이완뉴스는 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직원과 소식통은 외신에 상하이 생산기지에서 수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각 기숙사에서 하루에 몇 건씩 양성 반응이 나왔고 한 방에선 8건의 감염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양성 판정을 받은 뒤에도 격리 공간 부족으로 상당수가 제대로 격리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이는 곧 추가 감염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감염자들은 상하이에서 가장 큰 방역 시설 중 하나인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에 격리 되는 영상을 올렸고, 다른 이들은 콴타 직원 전용 격리시설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콴타컴퓨터의 상하이 생산기지는 축구장 20개 넓이의 부지에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장과 기숙사 등이 들어서 있다. 이 공장에서는 애플 맥북의 4분의 3을 생산하고 테슬라에 전자회로기판도 납품한다.
상하이의 도시 봉쇄로 이 생산기지는 지난달 18일부터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생산기지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폐쇄 루프’로 가동되고 있는데 6000명 가량이 기지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이 집에서 방역 요원들에 끌려 나가거나 방역 요원들이 집 열쇠를 압수해 아파트 내부를 소독하는 영상들도 중국 SNS에 올라왔으나 삭제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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