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전기를 피부의 움직임 만으로도 만들어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0 13:48

수정 2022.05.10 13:48

DGIST 이성원 교수팀, 피부에 붙이는 압전발전소자 개발
에너지전환 효율 18.85%… 기존 성능보다 10배 이상 향상
DGIST 이성원 교수팀이 손등이나 얼굴에 붙여 전기를 만들어내는 압전 에너지발전기를 만들었다. DGIST 제공
DGIST 이성원 교수팀이 손등이나 얼굴에 붙여 전기를 만들어내는 압전 에너지발전기를 만들었다.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이성원 교수팀이 눈을 깜빡이거나 손을 움직이는 등 인간의 일상활동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압전 에너지 발전기를 개발했다.

이 발전기는 피부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만들어낸다. 얇고 유연하게 만들어 피부에 붙여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압전 발전기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 연구진은 이 압전 발전기가 전기를 만들어내 원격 의료 진단 기기를 작동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원 교수는 10일 "초박막을 기반으로 한 압전 에너지 발전기는 같은 조건의 두꺼운 기판의 소자보다 효율이 10배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시간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센서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신개념 에너지 소자로 무겁고 단단한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과 압력, 외부충격 등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만드는 압전 에너지 발전은 다양한 움직임에서 친환경으로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압전 에너지 발전 소자는 성능을 높이기 위해 몸에 유해한 물질 등을 사용해 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호막을 이용해야 하므로 두껍게 만들어졌다. 두꺼운 압전 발전 소자는 인체의 미세한 움직임에서 얻어내는 전기 전환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연구진은 생체친화적 압전 고분자 물질인 이소불화비닐(PVDF)을 사용해 약 4 마이크로미터의 초박막 형태로 압전 발전 소자를 만들었다. 이 압전 발전 소자를 피부에 붙여 피부의 수축과 이완하는 움직임을 전기 에너지로 만들어냈다.

그결과, 이러한 압전 발전소자를 이용한 작은 움직임만으로 LED램프를 켤 수 있었다.
착용자가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않으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18.85%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얻어냈다.

특히 개발한 에너지 발전소자는 접히거나 곡선의 표면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보이며, 약 1만번 이상의 변형에도 성능 저하없이 에너지를 얻어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지난 4월 5일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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