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尹정권 출범' 미국·일본은 '기대감' vs 중국은 '경계감' 표출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0 15:23

수정 2022.05.10 15:23

이달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방일 기점으로
'북핵 문제' 주요 과제로 다뤄질 듯
연습게임 없이, 본게임으로 전개
中 "미국에 편중될 경우, 韓경제 발전에 손해"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정부의 축하 사절로 취임식에 참석한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정부의 축하 사절로 취임식에 참석한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일본 축하 사절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일본 축하 사절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도쿄·베이징=조은효 특파원 정지우 특파원】 미국과 일본은 10일 윤석열 정권의 출범에 대해 각각 "한국 새 정권과의 협력을 고대한다", "윤석열 정권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중국은 "민감한 문제에서 중국은 (한국에 대해)어떠한 변경이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새 정권 출범 첫 날부터 강한 경계심을 표출했다. 약 열흘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달 21~22일)과 방일(22일~24일)을 기점으로, 한국 새 정부로선 사실상 '연습게임'이니 '준비기간' 없이, 중국·러시아의 국제질서 위협,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도발 등 안보 문제와 관련한 본게임에 돌입하게 된다.

■"바이든 방한시, 북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
미 국무부와 미 국방부는 윤석열 정권의 임기 개시에 대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다.
미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미 동맹은 지속할 것이고 공통의 이해를 추구하고 공유하는 가치를 보호하는 데에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도 핵심 동맹인 한국과 협력을 고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일본 방문시 북한 문제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북한의 대형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순방 기간 북한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다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북핵 해법 도출이 한국 새 정권의 우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AP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역대 민주 정권 지도자들 보다 더 힘든 외교정책과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해야 하며, 한미동맹 강화와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악화도 관리해야 하는 등 복잡한 대외 여건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달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변화의 진폭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경제 규모에 맞게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한 점을 근거로 "북한 문제에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유럽과 공동 대응을 강화하고, 중국 견제에 있어 미국과 한층 긴밀해지는 상황 등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대북 문제에 있어 윤 대통령이 '매파적'이라며 "전임자의 '굴종적' 대북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국제사회가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건전한 한일관계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확보하는 데도 불가결하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한일관계에 대해 "1965년 수교 이후 구축해 온 우호 협력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TBS등 주요 방송사들은 윤 대통령의 취임식을 동시통역을 붙여 생중계하는 등 이날 톱 뉴스로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오른쪽)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오른쪽)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中 "美편중, 韓경제 발전에 손해 될 것"
중국은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권의 한미동맹 중시 입장에 견제구를 날렸다. 미국에 편중돼 중국의 이익을 해친다면, 한국 경제 발전에 손해가 될 것이라고 사실상 경고 논평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왕치산 국가부주석의 취임식 참석에 대해 "한국에 대한 강조와 한중관계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중대 이익과 관심사가 걸린 민감한 문제에서 중국은 어떠한 변경이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한국을 중국 봉쇄 진영에 합류시켜 한중관계가 한미관계의 부속품으로 삼으로 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인민일보 등이 다루지 못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해 온 매체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이 중국 정부의 사실상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릴 정도다. 쑤하오 중국 외교학원 전략평화연구소 주임은 중국신문망에 신정부 출범 전부터 한미동맹 강화를 내세웠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친미적' 외교 정책이 "전략적 선택이자 취임 이후 최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런 입장과 관련, 대만중앙통신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식에 그의 '오른 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파견한 것을 놓고, "한미관계가 가까울수록 중국은 한국에 대해 더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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