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171조 투자" 발표 1년…시스템반도체 1등, 머나먼 여정

뉴시스

입력 2022.05.11 05:05

수정 2022.05.11 05:05

기사내용 요약
133조 투자계획에 이어 지난해 38조원 추가했지만
'TSMC' 독주 체제 지속…후발주자 삼성, 추격에 '헉헉'
삼성 6년 만의 M&A 예고…지속가능 일감 수급 주목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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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리더십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이 됐지만, 도전적인 목표에 비해 성취는 더디다. 답보 상태에 있는 삼성전자가 계획을 완수하려면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133조원을 투자히기로 했는데, 여기에 38조원을 추가해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현존하는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평택캠퍼스 3라인이 완공된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시의회에 따르면 제2파운드리 공장도 공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2024년이 되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한국의 기흥·화성~평택~미 텍사스를 잇는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벨트를 구축한다.

첨단 공정 분야에서도 올 상반기 업계 최초로 신기술인 GAA(게이트 올어라운드) 구조의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양산하는 것으로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업계 선두 기업인 대만의 TSMC를 제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최근 전 산업 영역에서 벌어진 반도체 부족 사태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다.

반도체 업계의 판도는 인텔, 삼성전자 등 종합반도체회사(IDM)에서 파운드리-팹리스(설계) 연합군으로 넘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상위 10곳 중 절반은 팹리스 기업이 차지했다. 지난 2008년 매출 10대 기업 중 퀄컴이 유일하게 팹리스 기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10여 년 만에 시장의 중심이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TSMC 같은 파운드리만 전문으로 맡는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독주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2.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18.3%로, 전분기(17.2%)보다 1.1%p 늘리며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5개년간 수주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라고 밝히며 일감 확보를 자신했지만, 그 사이 TSMC도 달아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라는 약점 탓에 차이를 쉽게 좁히지 못하는 형세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감 수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M&A는 TSMC의 독주 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현장에서 M&A 추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한 부회장은 최근 DX부문장 직속 신사업 전담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꾸렸다. 이어 반도체 M&A 전문가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코 치사리를 삼성반도체혁신센터장으로 영입하고, 그룹의 M&A 전문가 안중현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는 등 전문 인력도 오와 열을 정비 중이다.


삼성전자가 M&A에 나선다면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약 6년 만에 글로벌 M&A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말 현재 보유한 순현금은 107조8400억원에 달한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 팹리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운드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인수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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