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59년만에 거동 불편 이유로 여왕연설 불참
찰스 왕세자 생애 최초로 여왕연설 대행
59년만에 거동 불편 이유로 여왕연설 불참
찰스 왕세자 생애 최초로 여왕연설 대행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생애 처음으로 영국 의회에서 연설을 낭독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73세의 찰스 왕세자는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리로 영국 의회에 출석해 ‘여왕 연설’을 대독했다. 영국 여왕은 영국 의회의 새 회기 시작 때 의회에 등장해 정부의 입법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찰스 왕세자는 지난해까지 여왕을 옆에서 보좌했지만 올해는 배우자인 커밀라 파커 볼스와 아들 윌리엄 왕세손을 대동하고 중앙에 앉아 여왕연설을 읽었다.
올해 즉위 70주년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기집권으로 인해 1938년생인 찰스 왕세자가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왕위 서열에서 밀려나 있다.
영국 왕실인 버킹엄궁은 전날인 9일 성명을 내고 "(여왕이) 가끔 있는 거동 불편 문제로 인해 의사와 상의 후 마지못해 (여왕연설) 불참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여왕의 여왕연설 불참을 알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정부의 주요 법안 계획을 발표하는 여왕연설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63년 이후 59년만에 여왕연설에 불참했는데 당시 여왕연설을 대독한 것은 왕실 일원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었다. 여왕은 70년 재임 기간 중 1959년과 1963년에만 임신으로 인해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왕은 2019년부터 마차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고 왕관을 쓰지 않고 평상복을 입는 등 간소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가을, 여왕은 병원에 입원한 뒤로 대외 활동을 대폭 축소하기 시작했다. 3월에 남편 필립공 추도 예배에만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앞으로 여왕이 군주 자리를 지키긴 하겠지만 한발 뒤로 물러나 왕세자의 섭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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