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자 아닌 유능한 일꾼 필요"
"권력 집중되면 부패, 견제해야"
"권력 집중되면 부패, 견제해야"
이 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선언으로 정치적 재기에 나섰지만 당의 공식 직책을 가지고 등장한 건 지난 3월 대선 패배 이후 62일만이다.
이 고문은 이날 서울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가장 책임 있는 제가 지방선거의 활로를 열고 당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어떤 일이든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또 "개인적인 이해타산이나 손익을 계산하면 지방선거는 간접 지원 정도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도 했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 등을 피하기 위한 방탄용 재보선 출마와 조기 등판이라는 야당과 당 일각의 비판에도 이번 등판은 순수한 구당차원의 복귀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고문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요구한 것에도 "인생을 살며 부당한 일을 한 일이 없기 때문에 검찰, 경찰 수사가 아무리 압박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또 "자꾸 '방탄'이라고 하는데 물도 안 든 물총이 두렵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또 전날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 고문은 첫 일성으로 견제론 카드를 꺼냈다. 그는 "권력은 집중되면 부패한다는 명확한 진실이 있다"며 "권력은 나뉘어야 균형 속에서 견제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선 "대선은 심판자와 일꾼 중에 심판자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균형을 맞추고 국정을 안정시킬 유능한 일꾼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어 "일하고 싶다. 이제 일 할 사람. 일꾼이 필요하다"며 일꾼론을 강조했다.
당에선 이 고문의 조기 등판으로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에서 이재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고문의 구심점 역할로 지지층 결집은 물론 새 정부 견제론을 확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실제로 주요 후보나 최소한 수도권 선거 구도에서 지지율 반등의 효과를 내야 하는 만큼 이 고문의 어깨도 무거워 보인다.
또 벌써부터 이 고문 등판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 고문이 지방선거 승리를 이끄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반대로 패배할 경우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덧씌워지며 정치 행보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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