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불출마 결정한 조광한 남양주시장…이유는?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총선 관여'와 관련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4.21. [e-mail]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무소속 출마설이 나왔던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6·1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2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조광한 시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때가 되면 각자의 의자를 비워주며 떠나고, 언젠가는 또 다시 만날 것”이라는 말로 이번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불출마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었듯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조병화 시인의 시(詩) ‘의자’를 인용해 불출마 결심 사실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또 그는 “시(詩)의 내용처럼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에 제 가슴속에 그토록 오랜 시간 간직하면서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면서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내일을 준비하고 ‘아침을 몰고 오는’ 다음 분에게 자랑스러운 의자를 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말로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에 불출마를 결정한 조 시장은 지난달 28일 그간 당내 인사들과의 갈등으로 겪었던 고통을 토로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상태로,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갑작스런 탈당에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공천 신청서조차 내지 않았던 조 시장은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다가 출마가 소모적으로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보석 상태에서 진행 중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리스크가 불출마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 시장은 지난 4·15 총선 당시 당내 경선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한 혐의로 지난 2월 징역 1년6개월을 받고 수감됐다가 현재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로, 조 시장은 1심 재판부의 법리 오해와 사실관계 오인 등을 지적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법정구속 이후 벌어졌던 행정공백이 또다시 재현될 수밖에 없고, 당선이 되더라도 항소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자자체장으로서도 리스크가 상당해 이로 인한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 불출마 선언이 정계 은퇴와는 거리가 있고, 그간 시장으로서 지역발전을 앞당긴 성과도 상당한 만큼 공직선거법 위반 리스크가 해소되면 국회의원이나 시장 선거에 재출마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조 시장은 전날 공개한 입장문 말미에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는 말을 남겨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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