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 내 성 비위 사건 관련 박완주 의원(3선·충남 천안을)의 제명을 결정했다. 지난 4월 28일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발언으로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지 2주 만이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완주 의원의 제명 건을 의결했다. 당 내 성 비위 사건이 발생해서 당 차원에서 처리한 것"이라며 "2차 가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 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해당 건이 접수돼 윤리감찰단 조사가 이뤄졌고 비대위가 제명을 의결했다"며 국회 차원의 징계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당 내 성 비위 발생에 대해 다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자세를 낮췄다. 박 위원장은 "당 내 반복되는 성 비위 사건이 진심으로 고통스럽다. 우리 당은 잘못된 과거를 끊어내야 한다"면서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대우하는 당을 만들어야만 국민 앞에 당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과 신 대변인 사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으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성 비위가 민심을 건드리는 문제라는 점에서 6.1 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날은 출마자들의 공식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날이다.
최근 한 달 사이 민주당에서는 최강욱 의원 '짤짤이' 발언, 김원이 의원의 '2차 가해' 논란, 박완주 의원 '성 비위'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지난 4월 28일 최 의원은 김남국 의원 등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참여하는 화상 회의에서 성적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최 의원은 "짤짤이"라고 해명했지만 회의 참석자들이 불편함을 느꼈고 부적절한 용어 사용이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최 의원은 지난 4일 당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리고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제 발언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으신 우리 당 보좌진님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원이 의원의 '2차 가해' 논란도 있다. 지난해 김원이 의원의 지역 보좌관이 여직원을 성폭행했고 이후 의원실 직원들이 합의를 종용하는 등 2차 가해가 발생했다는 의혹이다. 김 의원은 당초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을 위해 어떤 협조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2차 가해 사실을 듣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민주당은 두 사건에 대해 윤리심판원 조사 등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 사건으로 지탄을 받았었다.
안희정 전 지사는 2018년 피해자 폭로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징역 3년 6개월형이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오거돈 전 시장은 2020년 강제추행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아 법정 구속됐으며 2심에서도 3년을 선고 받았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20년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지 하루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사건 피해자를 민주당 일부에서 '피해 호소인'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다른 당에서는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태수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강욱 의원의 부적절한 성 관련 발언, 김원이 의원 보좌관의 성폭행과 2차 가해 및 김원이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 등에 연이어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까지 일어났다"며 민주당 차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장 대변인은 "피해자와 분노하는 시민들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박지현, 윤호중 공동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차원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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