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러시아 판매 75% 급감
3월부터 현지공장 셧다운
현대차·기아의 지난 4월 러시아 판매량이 전년 대비 7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3월부터 전쟁 여파로 러시아 현지 공장을 셧다운(일시 가동중단)한 상태다. 남아있는 재고차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만간 러시아 판매실적이 사실상 '제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월부터 현지공장 셧다운
12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러시아 점유율 2위인 기아의 4월 판매량은 4604대로 전년동월 대비 76% 급감했다. 3위인 현대차 판매실적도 같은 기간 4150대로 추락해 73% 줄었다.
현대차·기아 합산 판매량은 작년 4월 3만4584대에서 올해는 8754대로 전년 대비 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판매실적도 156대로 작년보다 51% 줄었다. 판매 급감의 원인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부터 러시아 수출과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 현지 언론에서 현대차가 차량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은 가동중단 상태로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공급망 혼란과 물류대란 여파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 가동을 멈춘다고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팔린 차량들은 재고차 물량 등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수급차질이 공장 가동중단의 표면적인 이유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대차도 국제사회의 여론을 감안해 당분간 공장을 가동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섣불리 판매를 늘리거나 공장 가동에 나섰다간 불매운동 등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시장 철수, 공장 가동중단 등을 선언하면서 판매 감소세가 본격화됐다. 러시아 점유율 1위 업체인 아브토바즈의 4월 판매실적은 8506대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전년 대비 각각 91%, 볼보는 92%, 렉서스는 97% 급감했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재가동 시점은 미정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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