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충남=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 3월 14일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3대가 줄지어 대전지법 재판정에 섰다. 할머니는 구속상태로 수의를 입고 있었다.
이들 3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부산에 거점을 뒀던 이들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1년여간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차장과 노상 등에서 구매자와 만나 대급을 지급받은 후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부산 외 다른 지역에 있는 구매자를 위해서는 고속버스 수화물 등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천안으로 마약이 담긴 수화물을 보내 판매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할머니인 A씨(71)가 딸인 B씨(47)와 손녀 C씨(23)에게 지시를 해 마약을 매도해왔다.
자택에 g단위 이하 무게까지 측정 가능한 전자저울 4개를 두고 무게를 재 판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가지고 있던 마약은 765.97g으로 동시에 2만 5532명이 투약 가능한 양이다. 이들이 1g에 80만원 상당에 판매했던 만큼 최대 6억원 이상의 범죄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체포되자 B씨는 필로폰을 판매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마약 출처는 A씨의 친동생인 D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D씨는 부산 유명 마약상으로 서울에서 검거돼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남매는 서로 마약 공급책이라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특히 이미 사망한 다른 마약상으로부터 공급받았다고까지 주장했지만 D씨가 공급한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대전지법에서는 지난 4월 7일 할머니 A씨에게는 징역 1년, 딸 B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손녀 C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대전과 충남 천안 등으로 수화물을 이용해 마약을 판매하다가 적발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던 점이 참작돼 비교적 낮은 형이 추가됐다.
재판부는 "범행횟수, 유통량 등을 볼 때 죄책이 무겁다"며 "마약류 범죄는 개인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과 사회적 안전을 해할 위험성이 있는 만큼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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